임재하 부산지방병무청장
병무청은 그런 좋은 시절의 청춘들을 군대로 보내야 하는 다소 부담스런 임무를 맡고 있는 것이다. 그에 더해서 공정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일해 줄 것을 국민은 기대하고 또 희망한다.
병무청의 가장 주된 일은 단연 병역판정검사라고 할 수 있다. 매년 30만 명 이상의 병역의무자가 병역판정검사를 받고 있다. 병역의무자 입장에서도 검사결과에 따라 병역이행의 큰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한 이유로 병무청에서는 검사 체계의 혁신적 개선과, 신체등급 판정기준의 합리적 조정, 그리고 자체 정밀신체검사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등 정확하고 투명한 검사를 통해 공정한 병역판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병무청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병역면탈’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도와 시스템 개선만으로는 병역면탈 범죄행위를 완전히 근절하기는 어렵다.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귀신이 보인다고 하고, 동공장애를 유발하기 위해 멀미 치료제를 눈에 바르기도 하며, 병역을 감면받기 위해 온몸에 문신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범죄이고, 이러한 시도만으로도 범법자가 되는 것이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병역의무는 헌법에서 부여한 국민의 ‘의무’이기 이전에, 내 나라는 내가 지키겠다는 당연한 ‘권리’로서 받아들여야 하는 소중한 가치이다. 북한의 위협과 주변국들의 자국안보 이기주의는 우리로 하여금 한시도 긴장을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부 철없는 젊은이들의 병역면탈 시도는 여간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혹은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후회할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범법자가 될 것인지, 훗날 병역이행을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인지는 굳이 깊게 생각할 필요조차 없다. 혹여 그러한 면탈행위가 적발되지 않더라도 그것은 살아가는 동안 끝까지 안고 가야하는 짐이 될 것이 뻔하다. 창피한 일이다.
최근 질병이나 영주권 등의 사유로 병역을 면제받았음에도 자진하여 군에 입영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밝은 미래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신성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자 하는 자발적 의지와 실천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이행해야 하는 병역의무에 예외가 있을 수는 없다. 병무청은 특별사법경찰을 적극 활용하는 등 모든 역량을 다하여 그 어떤 누구도 병역면탈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병역을 성실히 그리고 묵묵히 이행한 사람이 인정받을 수 있는 병역이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드는데 힘쓸 것이다.
임재하 부산지방병무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