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고이~(‘멋지다’란 뜻의 일본어). 내가 찾던 게 바로 이거였다구!
본인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의 숙면까지 해치는 코골이와 이갈이. 군대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인이 되어 사원 여행을 갔을 때도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한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도쿄기획판매’ 사는 ‘이갈이 마우스가드’를 출시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입을 다물게 되기 때문에 이갈이 뿐 아니라 코골이에도 효과가 있다.
이 제품의 개발자는 의외로 여성이었다. 남편이 심하게 코를 고는 데다 세 명의 아들 중 두 명이 이를 가는 열악한(?) 환경에서 잠을 자기 위해 스스로 개발에 나서게 됐던 것.
형상기억 폴리머에서 힌트를 얻어 개개인의 입안 모양에 딱 맞는 실리콘 소재를 사용한 마우스피스를 개발했다. 뜨거운 물에 넣어 부드럽게 만든 후 입 안에 넣고 20~30초 정도 있으면 자신의 입안에 딱 맞는 마우스피스를 만들 수 있다. 또한 평소에도 이 제품을 사용하여 씹는 연습을 하면 턱 근육이 강화되어 얼굴이 갸름해지는 효과도 있다고 하니 연간 2만 5000개의 높은 매출도 납득이 간다.
파워풀 링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외모나 신체적 콤플렉스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남성들은 여성들과는 달리 자신의 고민에 대해 주위에 물어보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만일 그 문제가 성적인 능력에 관련된 것이라면 더더욱 혼자서 끙끙 앓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40대 중반 남성 절반이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발기부전은 흔한 증상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터놓고 주위에 상담을 하거나 치료를 받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남성들을 중심으로 은밀하게 퍼져나가고 있는 상품이 있다.
‘젝스’ 사의 ‘파워풀 링’이 바로 그것으로 연간 6만 개가 팔리는 히트 상품이다.
이름만 들어도 짐작할 수 있듯이 남성의 성기에 끼워 혈류를 일부 차단함으로써 발기를 지속시키는 원리인데, 이를 상품화하는 것은 고난과 눈물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링이 너무 꽉 끼거나 헐렁하면 안 되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스스로 피실험자가 되어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때로는 링이 너무 조여서 혈류가 막혀 비명을 지르거나 링이 빠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여러 가지를 실험하다가 결국 탄력성이 좋은 실리콘 소재를 사용하기로 결정이 났지만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실전에서’ 얼마나 활약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 했던 것.
이 실험에서는 젊은 남성 사원들이 중심이 되어 크게 활약했다. 대대적인 홍보도 없이 히트 상품을 만들어낸 배경에는 사원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뼈 없는 벨트
‘본레스 벨트’ 역시 복부의 지방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다. 오사카 기술종합연구소의 실험에 따르면 이 벨트를 차고 워킹을 했을 때와 벨트를 하지 않았을 때를 비교할 때 약 40% 더 많은 열량이 소비됐다고 한다.
이 제품은 천연고무로 된 넓은 벨트에 격자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어 배 주면에 두르면 구멍 사이로 뱃살이 삐져나오게 된다. 이 모습이 실로 칭칭 감은 ‘뼈 없는 햄’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 ‘본레스 벨트(Boneless Belt)’라는 특이한 이름이다.
구멍마다 따로 튀어나와 있는 뱃살이 제각기 근육 운동을 하면서 지방 연소와 기초대사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즉 큰 지방 덩어리를 잘게 나누어 운동 효과를 높이는 원리다. 2007년 11월에 발매된 후로 이미 5000개가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재미있는 상품명과 무리하지 않고 뱃살을 뺄 수 있다는 점이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근 들어 각종 성인병의 주범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대사 증후군(메타볼릭 신드롬) 때문에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비웰 다이어트 슈즈’에서는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머슬 트레이너’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바닥에 약 800g의 금속을 넣은 구두로, 신고 걸어 다니면 자연스럽게 근력이 늘어나고 지방이 연소된다.
1998년 발매된 이후로 150만 켤레가 팔렸다. 일반 구두와 비교할 때 무게가 3~4배 정도 무겁지만 발목이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특수 설계로 이미 특허도 취득한 상태다. 굳이 시간을 내서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평상시에 신고 다니면 전신의 열량 소비가 높아져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경사났네’ 관장약
기름진 음식을 즐겨먹고 운동을 하지 않는 현대인의 생활은 많은 남성들을 변비의 고통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아무리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과 채소를 먹고 운동을 해도 금방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변비약을 먹어도 효과는 그때뿐이다. 모처럼 시원하게 일을 본 날은 그야말로 ‘경사’가 따로 없을 정도다.
‘고토부키 관장약’의 ‘고토부키’는 ‘축복’이나 ‘경사’라는 말로 관장약에 어울리지는 않지만 변비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딱 들어맞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관장약 시장은 연간 40억 엔(약 350억 원) 규모로 상당히 크지만 ‘관장’이라는 개인적이고 민망한(?) 행위의 특성상 제품에 불만이 있어도 소비자들이 이에 대해 공공연하게 의견을 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 가장 대표적인 ‘숨은’ 불만은 대부분의 관장약은 혼자 주입하기 힘들다는 것과 주입을 했을 때도 결국 20% 정도는 용기에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30년 동안 관장 한 길’만을 걸어온 ‘무네제약’에서 혼자서도 끝까지 약을 넣을 수 있는 ‘고토부키 관장약’을 개발했다. 일단 제품용기를 아코디언 형태로 만들어 적은 힘으로도 남김없이 관장약을 모두 주입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개발 당시 사원들은 자택 화장실에서 ‘실험’을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가족들의 반발과 원성을 받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덕분에 이 제품은 발매 7개월 만에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으며, 일본 <드럭 매거진>이 주최하는 ‘화제의 상품’에서 2년 연속 수상하는 초히트 상품의 자리에 올랐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