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대 류지훈 학생, 김선순 총장·교수 격려금 전달
김선순 수성대 총장(우측)이 류지훈 학생(중앙)에게 격려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수성대
[대구=일요신문] 김성영기자 = 부모님 병간호를 위해 고향집에서 하루 4시간씩 등·하교하며 학업과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단 하루도 지각이나 결석을 하지 않은 ‘효자 대학생’이 전통명절 한가위를 앞두고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수성대 사회복지과 1학년 류지훈(경남 합천군 야로면 하빈리) 학생이다.
류지훈 학생은 지난 3월 입학 때는 기숙사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평소 무릎이 안 좋아 고생하던 어머니가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악화되자 병간호를 위해 기숙사 입사 대신 등·하교를 결정했다. 외동에다 아버지는 사고로 한쪽 다리를 거의 사용하지 못했다.
하루 4시간 이상 걸리는 등·하교는 처음엔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시외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등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훈 학생은 “처음엔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하루 4시간 이상을 등·하교에 시달리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지만, 제가 아니면 어머니 간호와 집안 살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고향집을 떠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간호와 집안 살림을 핑계로 공부에 소홀해 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결석도 지각도 결코 하지 않기로 스스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성적도 상위권 속했다. “4시간 등·하교 시간을 활용해 공부하고, 친구들도 많이 배려해 준 덕분에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1주일 내내 쉬는 날도 없었다. 평일에는 학교로, 주말에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지훈 학생은 “부모님께서 생활 능력이 없으시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만 했다“고 말했다.
이우언 교수(사회복지과)는 “지훈이가 내색을 하지 않아 이렇게 힘들 게 공부하는지 몰랐는데, 최근 학생들을 통해 사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훈 학생은 사회복지사 공무원이 돼 고향에서 근무하는 게 꿈이다. 부모님 처럼 어렵고 힘든 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사정을 접한 김선순 총장과 사회복지과 교수들도 십시일반 모아 격려금을 전달했다.
김선순 총장은 “효가 무너지는 사회에서 지훈이 같은 학생이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며, “학교를 다니는 과정이 다른 학생들 보다 많이 힘들겠지만, 무사히 공부를 마치고 자신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대학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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