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의 고장’ 명예 ‘먹칠’...주민들, “해도 해도 너무한다!”...‘의전은 고관대작, 처신은 골목수준’ 비아냥
지난달 9월 25일, 오전 7시 30분경 의령군 용덕면 새마을 산악회 선진지 견학시, 손호현 의장이 의전차량에 탑승한 체 이들의 배웅인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7. 9.25. 임경엽 기자>
[경남=일요신문] 임경엽 기자 = 최근 경남 의령군(군수 오영호)은 행정수장인 군수와 민의대의 기관인 군의회의 비도덕적인 행위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이에 편승해 공직기강해이가 더 심화됐다는 지적에는 군민들은 대체로 같은 시각이다.
이렇듯 지역 정서가 내부 요인으로 예전 같지 않자, 의령군은 ‘의병의 발상지’의 위상과 ‘충절의 고장’ 명예가 옛 영화로만 치부될 것이란 우려감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최근, 의령군은 오영호 군수가 불법돈사 운영으로 주민들과 충돌해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고 검찰의 항소결정으로 곧 항소심 재판을 받아야 할 처지이다.
또, 군의회는 지난해 의장 선출 과정에서 터져 나온 ‘혈서각서’로 전국적 망신살을 사는 이슈로 전락했다.
사실상 ‘혈서각서’ 사태도 손호현 군의회의장(56·자유한국당)이 직접 당사자로 지목되진 않았지만 큰 그림에는 손 의장의 존재가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이 후일담에서 거론됐다.
이렇듯 지역 양대 수장의 비도덕적인 파장으로 군민화합에도 적지 않은 내상이 가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손호현 의장이 의전차량을 공·사도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의 편리에 따라 운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회를 향한 주민들의 분노가 또다시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9월 3일, 오전 7시 48분경, 의령군 화정면 후곡마을앞 도로에서 화정면 바르게살기협의회 회원 부산선진지 견학 배웅인사 후 돌아가고 있는 손호현 의장의 의전차량을 한 주민이 촬영해 제보했다.
지난해 7월, 손 의장은 재선으로 의장에 선출된 후, 최근까지 의전차량을 공식 업무와는 별개로 사적(선거운동 등)인 일로 많이 운행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더욱이 사적에 치우쳐 이른 새벽시간부터 공무원인 의사계장을 대동하고 운전기사까지 딸려 종횡무진 활보하고 다닌 것으로 드러나 이후 군의장의 자질과 갑질 논란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이번 사안이 자주 거론되며 손 의장의 행보와 이미지에 심각한 부작용으로 작용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점쳐진다.
이에 대해 관계공무원 등은 “주민들의 모임이나 단체여행도 주민생활의 일부이며 연장선으로 민심탕방도 지역현안 챙기기 일환”이라며 “군의장으로서 직무와 연관되는 공식 업무로 볼 수 있다”며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운전직 공무원 C씨는 “나는 아는 게 없다. 우리 같은 말단직이 하라면 해야지 어쩔 수가 없다”며 ‘을’의 비애를 우회적으로 담아냈다.
손 의장은 근래 차기 도의원 출마를 사석에서 우회적으로 시사하고 수개월 전부터 본격적인 출마행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이와 관련, 지역 등에서 제보가 잇따라 본보 취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취재과정에서 손 의장은 의전차량을 이용해 공식행사·업무가 아닌 관내 마을 주민들의 단체 모임·여행 시, 현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인물 알리기를 하는 등 선거를 위한 행보라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 수차례 포착됐다.
이날 일정 등은 공식일정에는 없는 것으로 사실상 공식업무·행사가 아닌 사적인 일에 의전차량을 운행한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또 동료 의원들과 주민들의 제보에 따르면, 손 의장은 이른 시각 13개 읍면 마을의 크고 작은 모임·단체 여행 시, 어김없이 의전차량에 탑승해 얼굴을 내보이며 왕성한 활동을 했다면서 횟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밝혔다.
단, 사전선거운동과 관련해서는 법령을 위배했다는 점을 직시할 수 없었다.
앞서 이와 관련, 동료의원들은 손 의장에게 잇따른 제지권고와 함께 운전기사를 불러 의회차원에서 경고한 사실이 있으며, 또 한 언론사도 경미한 사안인 것으로 판단해 의회사무과를 방문해 제지를 권했지만 손 의장과 의회직원들은 이를 무시하고 갑질을 계속해 행사한 것으로 도가 과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자, 주민들은 “군수와 군의회는 군민들에게 언제까지 실망스런 모습만 보일 것인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또 우리군민들은 언제까지 저런 작태들을 보고만 있으란 말이냐”며 “우리 군민들은 계속되는 구태의연한 지방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것은 물론 희망이란 단어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지금의 행정과 의회의 실상을 보면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는커녕, 한 가닥 기대마저도 저버릴 것 같은 현실을 마주함에 비통함이 하늘을 찌른다”고 토로했다.
그들은 또 “지역이 전후사정으로 암울하다 못해 침통한 실정이지만 누구하나 책임지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 우리 고장의 비애다. 진작부터 주민들에게 표 달라고 구걸하는 인물들은 보이더니만 정작 지역을 위한 목소리는 어디로 갔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군수와 군의회의 일방적인 독주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차기선거 출마자와 지역 언론들을 싸잡아 다그쳤다.
이어 ‘공무원노조’를 향해 “자신들의 수장과 군의회의 비도덕적인 작태를 수수방관하는 것이 공노조의 임무인가. 그게 무슨 공노조냐. 그 따위 식으로 할 것이면 아까운 세금 축내지 말고 당장에 때려치우라”며 “진정한 공노조란 공무원의 권익향상이 우선이 아니라 공복으로서 국민들의 편익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참 공무원상”이라며 공노조의 무능함을 크게 질책했다.
또 ”공노조의 존재감에 대해 회의가 든다”라고 기대감 상실에 반하여 허탈한 심경을 드러냈다.
손 의장의 갑질 사실에 분노한 한 공직자는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며 “민선 6기째를 맞는 군의회가 여태껏 우리 군을 위해 한 게 무엇인가. 군수와 군의회로 인한 전국적 망신을 군민들에게 어떻게 사죄 받고 보상해 줄 것인가에 대해 진정한 반성과 속죄로서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군수까지 거론하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또 “지금껏 군수와 군의회가 하는 형태를 보면 반성의 기미는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오히려 그 득세는 날이 갈수록 기고만장하다. 소리 없이 침묵하는 많은 군민들은 역대 행정과 의회를 통틀어 지금 민선 6기가 최악이라는 평가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것에 한 치도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고 민심을 대변하며 현 지도부의 무능함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의령군의회 A의원은 “결국 터질 것이 터지고 말았다. 손 의장이 너무 무리한 행보를 하는 것 아닌가 하며 걱정스러웠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며 “동료 의원들이 차량 관련해 주민들의 반감을 의식하여 손 의장에게 좋은 뜻으로 전달한 걸로 알고 있었지만 시정되지 않아 조심스러웠다. 이런 일로 군의회 전체가 불신과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 염려스럽고 군민들에게 동료의원으로서 바로 잡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통감하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오영호 군수는 손 의장과는 정반대의 대조적인 현상으로 공식행사 외 관용차량을 대체로 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 오 군수는 자신의 산타페SUV 차량을 자가 운전으로 근무시간을 이용, 자기 소유의 돈사에 들러 관련된 일을 보고 또 측근들의 사무실 출입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군수의 이같은 동선은 취임초기부터 지금까지 공식 업무가 아닌 사적인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한편, 오 군수와 군의회는 지역발전의 초석이 돼야 할 군수와 군의회가 자신들의 민낯으로 고장의 위상과 명예 손상은 물론, 군민들의 사기저하 요인으로 작용돼 오히려 지역발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는 멍에를 평생 안고 살아야 할 운명에 놓일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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