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저지 섬에서 거북이 보호구역을 운영하고 있는 셜리 넬리의 집 부엌에서는 얼마 전까지 독특한 광경을 하나 목격할 수 있었다. 냉장고를 열면 먹을 것 대신 거북이들이 잔뜩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혹시 거북이 요리를 해먹었던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거북이들이 냉장고에 들어가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지구온난화’ 때문이었다. 12월부터 3월까지 겨울잠을 자야 하는 거북이들이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날씨가 따뜻해지자 도무지 잠잘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이에 넬리가 묘안을 짜낸 것이 바로 ‘냉장고 속 동면’이었다.
“냉장고의 온도를 6℃ 이하로 맞추어 놓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하는 넬리는 “하루에 한 번씩 냉장고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거북이들의 상태를 점검했다”면서 냉장고 안에 거북이를 키우는 것이 번거로운 일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모두 75마리의 거북이들이 올 겨울 넬리의 집 냉장고에서 겨울을 났으며, 얼마 전 잠에서 깬 거북이들은 모두 무사히 다시 야생으로 돌려 보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