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전준우 번즈, NC는 나성범 박석민이 키플레이어
<일요신문>에선 프로야구 해설위원 3인의 준PO 예측을 취재했다. 민훈기(SPOTV), 대니얼 김(KBSN스포츠), 정민철(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참여했는데 해설위원들과의 인터뷰는 준PO 1차전 이후 진행된 거라 예측과 경기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의 관점이 어떤 형태의 결과로 나타났는지 체크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 NC 우세를 점치다-민훈기 해설위원
승리 예상 팀 : NC 다이노스
전망 : 팀 분위기나 기세는 롯데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경험이나 고른 전력을 갖추고 있는 NC가 롯데보다 조금 더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1차전 승리가 중요한데 1차전을 NC가 잡으면서 롯데가 불리해진 상황이다. NC는 1차전을 내줘도 회복할 만한 힘이 있는 반면 오랜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롯데는 1차전에서 실패할 경우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는 후반기 돌풍을 몰고 온 팀이다. 무엇보다 홈구장에서 1, 2차전을 치른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롯데는 후반기 들어 불펜이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박진형-조정훈-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막강한 구위를 자랑한다. 그에 반해 NC의 불펜은 롯데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다행이라면 준PO 1차전 NC의 불펜으로 마운드를 지킨 김진성-이민호-원종현-임창민이 효과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승리를 지켜냈다는 사실이다. 전반기 최고의 불펜진을 자랑했던 NC지만 후반기 들어 체력 난조로 동반 부진을 겪은 바 있는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회복했다. NC의 불펜이 살아난다면 롯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가 롯데를 9 대 2로 물리쳤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키플레이어 : NC의 키플레이어는 나성범이다. 그러나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었지만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점 홈런을 터트리며(4타루 3안타 3타점 2득점 1볼넷) 제몫을 해냈다.
롯데의 키플레이어는 리드오프 전준우이다. 준PO 1차전에서는 5번 타석에 들어서 모두 범타로 물러나는 바람에 득점에서 애를 먹었다. 참고로 전준우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 롯데는 NC한테 모두 패했다.
김경문 VS 조원우 : 김경문 감독의 관록과 경험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포스트시즌이다. 설령 흔들림이 있다고 해도 바로 자리를 잡고 한 단계씩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힘이 김 감독한테 있다. 경험면에서 조원우 감독이 밀리는 양상이지만 롯데가 후반기 흐름을 이어간다면 리더십이 뛰어난 김 감독도 어려운 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NC 승리의 변수 : 후반기 내내 지적됐던 불펜의 과부하가 준PO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겠다. 만약 불펜이 제역할을 못해준다면 NC는 롯데를 넘어설 수 없을지도 모른다.
# 무조건 롯데 승리-대니얼 김 해설위원
승리 예상 팀 : 롯데 자이언츠
전망 : 물론 1차전에서 롯데가 NC한테 패했지만 전력면에선 두산 다음으로 약점이 보이지 않는 팀이다. 무엇보다 투타 밸런스가 잘 맞는 팀이다. 이건 다양한 방법으로 야구를 풀어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뛰는 야구는 물론 장타력이 좋은 이대호, 최준석의 시너지 효과, 그리고 빈틈없는 수비와 맞물려 여러 가지 작전을 짤 수 있다. NC가 가을야구의 경험을 내세우지만 이대호, 최준석, 손아섭, 손승락 등도 그 경험 면에선 NC한테 밀리지 않는다고 본다.
키플레이어 : 롯데는 내야수 앤디 번즈가 키플레이어로 활약할 전망이다. 전반기 성적이 타율 2할7푼6리, 9홈런, 31타점으로 신통치 않았지만 후반기 확 달라진 케이스. 후반기에만 타율 3할2푼8리, 6홈런 26타점 38득점을 올렸고 환상적인 수비 실력을 뽐내며 롯데 팬들의 절대 지지를 받고 있다. 오죽했으면 “번즈의 여권을 빼앗자”는 말이 나왔을까.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가 롯데를 9 대 2로 물리쳤다. 롯데의 키플레이어 앤디 번즈. 사진=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NC는 박석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친 바 있는 박석민은 올 시즌 잔부상으로 시달렸지만 풍부한 경험과 큰 경기에 강하다는 사실이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문 감독도 준PO를 앞두고 박석민을 키플레이어로 꼽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석민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고 가을야구의 축적된 경험을 잘 살려낸다면 NC는 타선에서 큰 힘을 받을 것이다.
김경문 VS 조원우 : 경험에선 김경문 감독이 앞서지만, 롯데 벤치의 강점은 선수들이 조원우 감독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요즘 야구 트렌드는 충성심이다. 조 감독은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며 선수단의 끈끈한 팀워크를 이끌어낼 것이다.
롯데 승리의 변수 : 2차전 선발인 레일리(정규시즌 13승7패)가 등판했을 때 패한다면 롯데는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롯데는 1차전보다 2차전이 더 중요하다. 레일리의 등판 경기에선 무조건 승리를 따내야 한다.
# 조심스럽게 롯데 우세-정민철 해설위원
승리 예상 팀 : 롯데 자이언츠
전망 : NC의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지만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불펜 투수들이 롯데에 비해 NC가 떨어지는 편이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 팀이 준PO 상대팀을 이기고 PO로 올라가기란 어렵다는 게 기록으로 나와 있다. 조심스럽게 플레이오프 직행팀을 예상한다면 롯데 자이언츠를 꼽을 수 있겠다.
키플레이어 : 양팀의 선발 투수들이 키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5전 3선승제의 단기전인 만큼 투수력이 승부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1차전 선발 조시 린드블럼은 6이닝 2실점으로 나름 선방해줬다. NC의 에릭 해커가 7이닝 1실점으로 더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린드블럼도 밀리지 않았다. 2차전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가 유독 NC전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신경 쓰이지만(올 시즌 NC전에 5차례 등판, 1승 3패, 평균자책점 4.82, 지난해에는 3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 떠안았고, 평균자책점은 4.91이었다) 2차전을 잡고 1-1 균형을 이뤄야 마산으로 떠나는 롯데 선수들의 발걸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울 것이다.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가 롯데를 9 대 2로 물리쳤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김경문VS조원우 : 김경문 감독이 올 시즌 불펜들의 체력 소모로 머리가 아팠을 것이다. 불펜들을 당겨 사용하면서 시즌 막판에는 체력 난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조원우 감독은 여유 있게 불펜 운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디어에선 김 감독의 가을야구 경험을 내세우지만 그런 장점도 몸에 힘이 남아 있어야 쥐어 짤 수 있는 것이다.
롯데 승리의 변수 : 만약 이대호가 준PO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롯데는 큰 부담을 갖게 될 것이고, 타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대호의 팀으로 인식되는 롯데의 가을야구는 결국 이대호로 귀결된다. 누구보다 이대호 자신이 그 부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대호가 가을야구에서 제대로 미쳐야 롯데도 살아난다.
그렇다면 두산이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는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까. 야구 해설위원들은 쉽게 예상을 내놓지 못했다. 상대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니얼 김은 “플레이오프에서 이긴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것 같다”고 말했고 정민철 위원은 “플레이오프가 몇 차전까지 가느냐가 중요하다”면서 “플레이오프를 빨리 마무리 짓고 하루 이틀이라도 더 휴식을 취한 후 한국시리즈에서 KIA를 상대하는 팀이라면 KIA와 재미있는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