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도 찍히는데…’ 불안
▲ 추아 소이 렉 | ||
대략 2만~3만 원부터 시작하여 100만 원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고가의 탐지기처럼 말레이시아에서도 결코 싼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시내의 전자제품 가게에서 연일 품절 상태가 계속될 정도로 몰카 탐지기는 히트상품이 됐다.
몰카 탐지기 붐이 일게 된 것은 전 보건장관인 추아 소이 렉(60)의 섹스 비디오 파문 때문이었다. 얼마 전 그가 호텔에서 불륜 상대와 섹스를 나누는 모습이 몰카에 찍혀 인터넷에 유출되는 사건이 일어났던 것. 추아 소이 렉은 이 사건을 시인하고 올해 초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많은 말레이시아 여성들 역시 “자신의 섹스도 누군가 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앞 다투어 몰카 탐지기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성들보다 더 혈안이 되어 이 제품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정치가들이 그렇다. 보건장관의 섹스 스캔들이 터지자 혹시나 자신 역시 치부가 드러나 정치 생명이 끝장날 것을 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이제 ‘몰카 탐지기’는 말레이시아 정치인들의 필수품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어느 나라나 자신의 모든 사생활을 떳떳하게 드러낼 수 있는 정치인은 많지 않은 듯하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