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 골든 서클’ 스틸컷.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1편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는 1997년 중동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킹스맨 요원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테러 단체의 아지트로 침투한다. 한 차례 폭탄 폭발과 총격전이 지나가고 나서, 테러리스트의 신변을 확보한 킹스맨 요원들. 취조에 나서자 테러리스트는 몸속에 숨겨두었던 수류탄을 꺼내 자살폭탄테러를 시도한다. 그때 요원 ‘랜슬롯’이 해리 하트(콜린 퍼스 분)를 밀어내고 폭탄을 혼자 끌어안고 사망한다.
자신의 실수로 동료를 잃었다는 사실에 자책하는 해리. 하지만 테러리스트가 수류탄을 갖고 있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을 자책하는 해리. 하지만 곧바로 함께 임무를 수행했던 요원 제임스를 공석이 된 킹스맨 요원 ‘랜슬롯’으로 승격시킨다.
시간은 흘러 17년 후 아르헨티나. 눈 덮힌 설원의 한 산장에 아놀드 교수(마크 해밀 분)가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 분) 조직에게 붙잡혀있다. 그때 산장의 문을 두드리는 낯선 남자. 랜슬롯이다. 그는 빠른 속도로 악당들을 제압한다. 그리고 아놀드 교수를 풀어주려는 찰나, 가젤(소피아 부텔라 분)의 기습을 받는 랜슬롯은 단숨에 사망한다.
이렇게 관객들은 영화 시작 10분도 되기 전에 두 명의 랜슬롯을 잃는다.
주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영화 초반 아놀드 교수를 취조하러 대학에 찾아갔다가 악당들의 습격을 받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한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던 해리는, 결국 사우스 글레이드 교회 학살 사건 이후 발렌타인의 총에 허무하게 사망한다. (물론 해리는 2편에서 살아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살아난 과정도 미국 조직 스테이트맨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또한 킹스맨의 수장인 아서(마이클 케인 분)는 발렌타인의 꾐에 넘어가 킹스맨을 배신, 독극물로 에그시(태런 에저튼 분)를 살해하려다 되려 본인이 당한다.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스틸컷.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죽음의 행렬은 여기서 그치게 될까. 지난 9월 개봉한 속편 ‘킹스맨 : 골든 서클’을 보자. 이 영화에서 킹스맨은 전 세계를 장악하기 위해 위협적인 비즈니스를 추진 중인 골든 서클과 그 수장 포피(줄리안 무어 분)에 맞선다.
그런데 영화의 초반 골든 서클의 공격에 1편에서 활약했던 에그시의 여자 동기 록시(소피 쿡슨 분)는 물론, 새로운 아서(마이클 갬본 분)와 킹스맨 멤버 8명이 날아오는 미사일에 속수무책으로 죽는다. 한 번의 공격에 킹스맨 본부까지 날아가 에그시와 멀린(마크 스트롱 분) 두 요원만 남게된 킹스맨은 ‘최후의 날’ 프로토콜에 돌입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죽은 줄 알았던 해리가 살아 돌아오면서 생존 요원은 셋으로 늘었지만, 영화의 마지막 골든 서클과의 혈투를 앞두고 에그시가 잘못 밟은 지뢰에 멀린이 대신 희생해 죽으면서 다시 둘로 줄어든다.
영화 두 편 만에 최고의 정예요원이라고 하는 스파이 14명이 악당들의 공격에 저세상으로 떠난 것이다. 이쯤 되면 킹스맨이라는 조직이 100년 넘게 유지된 게 신기할 정도다.
매튜 본 감독 및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킹스맨’은 3편도 제작될 예정이다. 해리와 에그시만 남은 킹스맨은 세상을 구하기 이전, 조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나 걱정이 앞선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