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반지는 전통적인 관습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간호학과의 졸업환송회 공지.
[원주=일요신문] 박태순 기자 =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간호학과 3학년인 김모씨(22)는 졸업반지 제작비용 때문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졸업반지는 학과 후배들이 회비를 걷어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축하해주는 의미로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좋은 의미도 있지만 부담되는 졸업반지 비용을 계속해서 내야 될지 학생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는 “(졸업반지) 1만9000원의 비용이 솔직히 심하게 부담되지는 않지만 4학년 중에서도 반지를 받고 싶은 사람과 안 받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텐데 정확한 공지도 안내려오고 돈이 너무 아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졸업환송회에 참석해 반지를 전해주는데 1~3학년은 반지 값도 내고 식사 값도 별도로 내야 된다”며 “관행적인 악습이지만 꼭 필요한 건지 잘모르겠다”고 속내를 내비췄다.
또 다른 학생은 “학생들한테 충분히 부담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에 좋은 관습은 아닌거 같다”고 말했다.
간호학과 사무실에서는 졸업반지와 관련해 정확한 금액 및 계획은 학생들이 주도하기 때문에 전혀 아는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학과의 한 조교는 “졸업반지는 학생회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잘모르겠다”며 “학과차원에서 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학생회는 1~3학년 학생들로부터 1만9000원씩 회비를 걷어 14K의 졸업 반지를 50여명의 졸업생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반지가격은 1개당 9만5000원이며 18K로 맞추고 싶으면 졸업생이 추가비용을 내서 주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간호학과 학생회 관계자는 “졸업반지가 이슈가 돼서 학기 초에도 설문지작성을 했다”며 “학생들의 전반적인 의견을 파악해 내년에도 찬·반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상지대학교
원주시 상지대학교 간호학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06년부터 시작된 졸업반지문화는 기존 3학년 학생들이 돈을 걷어 4학년 졸업생들에게 졸업 반지를 선물해왔다.
3학년이 돈을 내고 4학년이 받는 형식이다. 그러나 간호학과는 이번 학기부터 1~3학년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돈을 걷어 전통적인 관습인 졸업반지 문화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졸업반지 가격은 10만원인데 1~3학년 학생들이 1/N로 회비를 걷어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다.
3학년인 김모씨(24)는 “졸업반지 문화는 예전부터 내려오던 전통적인 관습이라 생각한다”며 “결국에는 모두가 피해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4학년의 한 학생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친한 선배가 있어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도 있지만 졸업반지 문화는 학과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관습이기 때문에 없어져야 될 문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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