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스튜디오드래곤·진에어 주목 “경쟁률 300 대 1 도전”
10월 23~24일 양일간 이뤄진 티슈진 공모청약도 흥행했다. 티슈진의 청약 경쟁률은 299.54 대 1로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ING생명(0.82 대 1), 셀트리온헬스케어(6.95 대 1), 넷마블게임즈(29.17 대 1) 등과 차원이 다른 경쟁률이다. 티슈진의 IPO를 주관한 NH투자증권은 ‘IPO 강자’의 입지를 굳혔다. 티슈진은 오는 11월 6일 상장한다.
코오롱 계열 티슈진이 IPO 흥행에 성공해 주관사인 NH투자증권도 ‘IPO 강자’의 입지를 굳혔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티슈진은 코오롱그룹 계열사로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미국시장 판권을 가지고 있다. 이전부터 증권가에서는 티슈진의 흥행을 예상했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17일 “전 세계 골관절염 환자 수는 2억 6000만 명, 시장규모는 37억 달러(약 4조 1784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환자 수 기준으로는 류머티즘 관절염 시장의 32배 수준이지만 시장규모는 5분의 1 수준에 그쳐 시장의 잠재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인보사의 시중판매를 허가하면서 통증완화, 기능개선의 효과만 인정하고 연골 재생과 관련한 효능은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서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지 연골 재생 효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내년 미국에서 임상 참여자 수와 기간을 늘린 임상 3상을 수행해 (연골 재생 효능을)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티슈진이 흥행이 성공하자 증권가에서는 또 다른 IPO 대어인 스튜디오드래곤과 진에어에 주목한다. 두 회사의 IPO 주관을 맡은 미래에셋대우는 흥행 여부에 따라 NH투자증권의 IPO 선두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NH투자증권의 IPO 공모총액은 1조 1160억 원이다. 여기에 이번 티슈진 상장으로 2025억 원의 공모총액이 추가된다. 미래에셋대우는 같은 기간 9901억 원을 기록하며 NH투자증권을 바짝 뒤쫓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스튜디오드래곤과 진에어 IPO 흥행에 성공하면 NH투자증권의 IPO 선두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 박정훈 기자 onepark@ilyo.co.kr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M의 드라마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오는 11월 9~10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16~17일 청약을 받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의 공모 희망가는 주당 3만 900~3만 5000원으로 공모총액은 1854억~2100억 원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향후 인수합병(M&A)과 기업투자에 약 500억 원, 드라마 제작 및 금융기관 차입상환 등 운영자금 1300억여 원을 사용할 것이라는 계획까지 세웠다. 미래에셋대우는 법적 문제로 IPO와 관련한 공식적인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내부에서는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의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아 흥행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황성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11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공모가에 대한 논란이 상존한다”고 언급했다. CJ E&M 관계자는 “공모가와 흥행 여부는 시장에서 평가할 것”이라며 “11월 상장을 하는 것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진그룹의 저가항공사(LCC) 진에어의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상장 희망사가 예비심사서를 제출하면 한국거래소는 영업일 기준 45일 안에 승인을 내려야 한다. 진에어는 지난 8월 25일 신청서를 접수해 늦어도 11월 6일까지 상장 여부가 결정된다.
진에어는 상장을 앞두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진에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 4239억 원, 영업이익 466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매출 3254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을 뛰어넘었다. 구체적인 공모가나 공모 주식 수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공모총액을 3000억 원 수준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배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 변수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기준에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회사의 임직원으로 근무하는 것이 충실한 업무집행과 공정한 감시를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연내 상장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고 있다”며 “비록 (조 회장이) 조사를 받고 있지만 유죄가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진에어 상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