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방 코리아’ 한광종·박선영 대표
와방 코리아 한광종(오른쪽)·박선영 대표.
#허위 매물 피해 막기 위해 ‘와방’ 개발
종합부동산관리시스템 ‘와방코리아’의 공동창업자이자 부부인 한광종(37)·박선영(37) 대표도 이런 상황을 많이 목격했다.
한광종 대표는 “부동산 앱이나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는 매물 중 60%가 허위매물이다. 방이 나가거나 계약됐는데도 여전히 올라와 있는 매물이 있는 경우도 많다. 이것은 건물주나 방을 찾는 고객 모두에게 손해”라고 말했다. 이것이 ‘와방코리아’를 창업하는 계기가 됐다.
이들 부부는 12년간 충남 천안과 아산에서 부동산과 주택관리를 해온 베테랑들이다. 업계에서 겪었던 애로점을 바탕으로 공실현황시스템 ‘와방코리아’를 개발했다.
이들은 중계업체에서 허위나 미끼로 내놓은 매물로 피해를 입는 고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한광종·박선영 대표는 이러한 문제가 방을 찾는 고객과 건물주의 불편만이 아닌 부동산 전체 업계를 향한 불신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들은 부동산 매물의 투명한 정보공개 시스템을 구축해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맡기는 사람이 오두 ‘윈-윈(Win-Win, 상생)’ 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모바일 앱 ‘와방’이다.
#건물주·주택관리실·중개인·세입자 모두 투명한 건물 정보 바로 볼 수 있어
와방은 세입부터 건물 관리, 퇴거까지 모든 과정을 건물주, 주택관리실, 중개인, 세입자 등 당사자가 함께 공유한다.
와방은 기존의 부동산 앱, 사이트들과는 큰 차이가 있다. 기존의 부동산 앱은 중개인과 방을 구하는 고객만이 참여한다. 와방은 중개인과 고객 뿐 아니라 건물주와 세입자, 주택관리실까지 함께한다.
공실관리는 와방코리아가 직접 한다. 매일 아침 천안과 아산지역의 모든 공실을 파악해 정보를 업데이트 한다. 와방에서 본 정보를 확인하고 중개자와 현장답사 후 계약이 이뤄지면 바로 ‘와방’에서 계약 만료 정보가 표시된다.
건물주는 소유의 건물 관리 상황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주택관리사는 건물주와 세입자들의 민원을 스마트하게 관리하고 정확한 건물정보로 빠르게 공실을 임대한다. 중개인은 인근 지역 뿐 아니라 천안과 아산 전체 지역을 아우르며 고객에게 맞는 방을 찾아준다. 세입자는 수리 요청과 퇴거를 쉽게 건물주와 관리실에 알린다. 방을 찾는 사람은 허위매물로 허탕 칠 필요가 없다.
투명한 정보로 빠른 공실 임대를 가능케 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좋은 뜻’을 실현하기 하기 에는 현실의 벽은 높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업계의 차가운 시선이었다.
한 대표는 “모 개발업체는 왜 이런 시스템을 만들려 하냐고 물었다. ‘모든 정보를 공개하면 수익구조가 안 맞는다’, ‘다른 부동산 앱처럼 부동산들에게 광고비를 받아야 돈이 된다’라는 말을 수차례 들어왔다. 개발업체에서는 시스템 개발을 꺼리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것을 싫어했다.
시스템 구현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시스템 개발을 맡기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개발자를 찾았다. 그러나 믿을 수 있는 업체를 만나기 어려웠다.
어렵사리 만난 한 수도권의 개발업체는 구동되지도 않는 앱을 내놓고서는 돈을 요구했다. 이들은 아무 성과도 없이 수억 원을 날렸다.
# 앱 출시 6개월만에 1만 다운로드…“전국으로 확대” 포부
그러나 한광종·박선영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뜻을 이해해주고 함께하는 프로그래머를 힘들게 찾아 직원으로 직접 고용했다. 이들은 “서울에서 모셔온 개발팀장이 원룸에 거주하며 새벽까지 시스템을 개발해 만든 결과물”이라고 공을 돌리기도 했다.
한 대표는 ‘한백팀(한라에서 백두까지 다닌다는 뜻)’을 조직해 천안과 아산지역의 전 지역을 돌며 모든 주택의 현황을 조사했다. 또, 지역의 건물주들과 주택관리사, 중개인을 일일이 만나 ‘와방’을 알리고 설득한다.
그 결과물이 고스란히 와방에서 나타나고 있다. 와방은 현재 시범 운영 중이다. 지역도 천안·아산지역에만 국한된다. 그러나 반응은 폭발적이다. 앱 출시 후 6개월 만에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에서 1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업계 반응도 좋아졌다. 한 대표는 “최근 중개인들로부터 시스템이 정말 편리하다는 전화를 계속 받고 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회원으로 가입한 중개업체만 600군데가 넘는다. 천안·아산 지역 중계업체(약 1800여개)의 3분의 1이다.
이들은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시스템 특허를 출원 중이다. 한광종·박선영 대표는 “와방이란 좋은 시스템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전국으로 확대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 “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는 충남테크노파크 1인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 감사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