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이재오 날벼락 친노그룹 서광
먼저 이명박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서거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당 주변에서는 ‘이번에 입은 민심 이반과 정치적 부담으로 임기를 다 하지 못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 서거 책임을 물어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서명운동도 전개하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이 대통령도 상당한 정치적 고난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 다음으로 정치적 타격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10월 재·보궐 선거를 통해 여의도 복귀를 노리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 역풍으로 당 일각에선 ‘10월 재·보궐 선거는 해보나마나’라며 패배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의 한 측근 의원은 “재·보궐에 빨간불이 들어온 이 전 최고가 이 대통령을 돕고 싶어도 선거에 신경을 쓰느라 예전처럼 전적으로 도와주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다 죽었던’ 친노그룹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고 떠난 셈이 됐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친노세력은 거의 대가 끊겨가고 있었고, 민주당도 ‘전임’과의 확실한 인연 끊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노무현 정신 계승’ 움직임이 되살아나고 있다. 향후 친노세력이 정치 결사체가 되느냐, 그렇지 않으면 노무현 정신을 일종의 시민운동 중심으로 변화시켜 기념단체 성격으로 남느냐에 따라 그들의 정치적 운명도 달라지게 될 전망이다.
만약 친노세력이 정치적 결사체를 만들 경우, 그 대표주자로 한명숙 전 총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영결식 때 눈물의 조사를 낭독해 국민들의 마음속에 확실히 각인됐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재임 때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차기 대권 후보를 점찍는다면 친노 인사 가운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나는 누가 될지 모르지만, 나보고 마음대로 지명하라고 그러면 한명숙 씨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