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1시께 대구시청 앞에서 유족들과 민주노총 공공연구노조가 진상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한국패션센터에서 대관을 담당했던 직원이 악의적인 언론보도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족들과 민주노총 공공연구노조는 숨진 A(57)씨의 장례를 무기한 연기하고 지난 3일 오전 11시께 대구시청 앞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족과 노조 측에 따르면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기획경영팀 책임행정원인 A씨는 모 언론사 B기자와 건물대관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
이같은 주장은 A씨가 숨지기 전 31일 오전 2시께 B기자에게 보낸 억울함을 표시하는 문자메시지와 A씨의 업무용 컴퓨터에게 발견된 문서에서도 발견됐다.
문자에는 ‘그동안 얼마나 당신 글로 인해서 많은 상처를 받았는지 생각해 보았는지요...당신은 펜을 든 살인자요’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문서에도 (B기자가) 12월 행사를 좀 도와줄 수 없냐고 해서 12월은 도저히 안된다고 하니 성을 내면서 박살낸다고 협박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앞서 기자 B씨는 2차례에 걸쳐 한국패션센터의 대관과 관련해 ’개인건물처럼 갑질‘ 또는 ’유령건물‘이라며 비판 기사를 내보냈다.
유족과 노조는 이에대해 추측성 기사라고 반발하며 A씨를 죽음으로 내몰은 무책임한 언론보도와 외압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또 B기자의 부당한 청탁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행위로 비판 기사가 나갔다고 밝혔다.
B기자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숨진 A씨와 몇번 통화한 것이 전부이며 협박은 사실무근이라는 취지를 밝히면서 기사는 업체의 민원과 관련해 문제점을 다룬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족과 노조는 해당기자의 중징계와 A씨의 사망에 대한 공개사과 및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또 관련 공무원에 대한 징계와 산업재해 인정, 유족보상 등을 대구시와 패션산업연구원에 요구했다. 이들은 진상규명을 위한 검찰 고발 등의 법적 대응도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달 31일 낮 12시9분께 대구시 북구의 한국패션센터 내 지하 1층 주차장의 승용차에서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차량 안에는 착화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있는 점과 CCTV 화면 분석을 통해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