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 대신 야금야금
케임브리지 대학의 ‘코퍼스 크리스티 칼리지’의 외벽에 설치된 독특한 모양의 시계가 바로 그것이다. 솔직히 겉으로 보아선 전혀 시계처럼 보이지 않는다. 시침이나 분침도 없는데다 거대한 메뚜기 한 마리가 올라 타 있는 다소 기괴한 모양이기 때문이다.
이 시계의 이름은 ‘코퍼스 클락’, 일명 ‘시간을 먹는 메뚜기’ 시계다. 이름 그대로 시계 위에 있는 험악한 얼굴을 한 메뚜기가 야금야금 시간을 갉아먹고 있으며, 일반 시계와 달리 시계의 안과 밖이 뒤집힌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시계의 정확도를 높아지게 한 장치인 ‘메뚜기 탈진기’를 개발한 존 해리슨의 업적을 기념하는 뜻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즉 시계 안에 있는 톱니바퀴의 움직임을 겉에서 보이도록 한 것이다.
발명가 존 테일러가 5년에 걸쳐 제작한 이 시계는 순금으로 만들어졌으며, 무엇보다도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한편 시계 공개식에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참석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