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경북도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역출신 유명작가의 사연과 추억이 함께하는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9월 문태준 시인(울진), 지난달에는 예천 출신 안도현 시인이 안동·예천·영주지역 전통시장을 찾았다. 이번 3번째는 지난 3~4일 상주 출신 성석제 소설가가 어린시절 추억이 묻어있는 상주·문경 전통시장과 인근 지역명소를 방문했다.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은 경북도가 전국 최초로 벌이는 시범사업이다. 전통시장에 대한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제시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
소설가 성석제(사진 중앙) 상주중앙시장 방문 (사진=경북도 제공)
5일 도에 따르면 지역출신 유명작가의 애향심과 지명도를 활용해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지역의 역사·문화적 명소에 대한 유명작가의 추억이 얽힌 이야기 중심의 인문기행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입혀 많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기행단은 지역출신 시인, 소설가, 작가를 중심으로 화가, 음악가, 웹툰작가, 영화감독, 파워블로거, 언론인 등으로 구성했다.
이번 인문기행을 이끈 성석제 소설가는 상주 출신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상주에서 다녔다. 대표작인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내 고운 벗님’ 등으로 동인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지역출신 유명 소설가다.
성석제 소설가는 전통시장 기행을 “사람 사이에 있는 섬으로의 여행이다. 문학은 타인의 삶을 지각하고 내 것처럼 느끼는 것이며 거기서 우러난 공감과 정겨움으로 내 허기를 채우는 것, 전통시장 앞에서는 어린 시절이라는 낙원으로 타박타박 걸어서 들어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스스로가 사람이고 다른 존재와 무엇인가 교환하며 갱신되는 생명체임을 지각하게 해줄 기회가 되었다”라며, 어린시절 추억의 현장을 찾은 소감을 전했다.
성 소설가의 인문기행은 첫날 상주 화령시장, 중앙시장과 경천대, 공검지를 찾은데 이어 이튿날은 가은 아자개 장터와 문경새재, 견훤의 설화가 남아있는 아차마을, 금와굴 등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토속음식도 먹고 물건도 사고 향토문화를 몸소 체험하면서 성 작가가 들려주는 추억이 어린 장터이야기를 들으며 전통시장을 재조명 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 김남일 일자리민생본부장은 “전통시장은 서민경제의 심장이다”며, “근래 소비형태와 유통구조의 변화로 이용자가 줄고 있으나 추억과 향수 스토리 등으로 특색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면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 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3회정도 더 실시할 계획이며 전통시장이 잊혀진 그리움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장소, 가고 싶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문화적 상상력을 포장해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향후 인문기행 관련 자료를 축적해 도서발간, SNS 등 전통시장과 주변 명소를 연계한 홍보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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