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시 돌아갈래’ 돌아선 팬에 읍소
지난 9일, 홍콩의 한 법원에서는 ‘진관희 스캔들’ 관련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법정에서는 홍콩의 유명 배우 겸 가수인 진관희(에디슨 첸·29)의 컴퓨터에 있던 은밀한 사진을 외부에 유출한 혐의를 두고 피의자인 컴퓨터 수리기사 세호춘(24)과 검찰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홍콩데일리>에 따르면 피의자는 사진을 CD로 구워 두 명의 여자친구에게 준 사실은 인정했지만 인터넷 등을 통한 대량 유포사실은 부인했다. 문제의 사진들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홍콩의 제임스 딘’으로 불린 진관희가 연애 상대였던 8명의 홍콩 유명 여배우들과 찍은 400여 장으로 원래는 무려 1300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법정에는 정작 사건의 중심인 진관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사건 직후 고향인 캐나다로 돌아갔으며 신변안전을 이유로 홍콩행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홍콩재판부는 그의 진술을 듣기 위해 캐나다 밴쿠버까지 날아가서 심리를 열어야 했다.
당시 심리에서 진관희는 자신도 피해자이며 사진유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항변했다.그러나 이토록 홍콩행을 거부하던 진관희는 홍콩에서 사건관련 공판이 열리기 직전인 지난 5일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스나이퍼> 개봉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건 직후인 지난 2월 연예계를 떠나겠다고 발표한지 1년 2개월 만이었다.
이 영화는 스캔들이 있기 전에 촬영된 것으로 그간 1년 이상 개봉이 미뤄져왔다. 이날 특히 눈에 띈 것은 바로 삼엄한 경호였다. 진관희는 입장부터 퇴장까지 30여 명의 경호원들의 철통같은 보호를 받았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 3월에는 대중 앞에 다시 나타날 경우 그를 살해하겠다는 총알이 담긴 협박 편지가 홍콩의 한 케이블 방송국으로 배달되기도 했다.
그는 사건 당시 홍콩 최대의 엔터테인먼트기업 엠퍼러그룹 회장의 조카딸 양영청(빈시 영·20)과 약혼한 상태였지만 파혼했다. 소문에는 또 다른 사진 속 주인공인 양영청이 울며 매달리는 진관희를 거절했다고 전해졌다.진관희뿐 아니라 사건에 관계되었던 여배우들도 올 봄 들어 연이어 연예계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이 사건의 최대 피해자 중 한 사람인 가수 겸 배우 종흔동(질리안 청·28)은 지난 3월 사건 이후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고 그간 자살까지 고려했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며 눈물을 쏟았고 사진을 찍은 이유에 대해는 ‘진관희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를 잃고 싶지 않아서’라고 해명했다.
▲ 진관희(왼쪽),장백지(오른쪽) | ||
종흔동은 이 영화에서 중국이 자랑하는 전설적 경극배우 매란방의 아내라는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했으나 매란방 후손들의 반발과 여론에 밀린 제작사는 고심 끝에 그녀의 출연분 전체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종흔동이 유명 패션브랜드의 광고사진을 촬영했으며 스캔들 이후 자신을 향해 끊임없는 지지와 격려의 발언을 해온 가수 주노맥과 결혼할 것이라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비하면 장백지(세실리아 청·28)는 사정이 훨씬 나은 편이다.사건이 터진 당시 그녀는 2006년 동료배우 겸 가수인 사정봉(니콜라스 체·28)과 결혼해 아들까지 두고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문제의 사진들이 그녀가 현재 남편과 교제 중인 가운데 찍힌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그녀는 사면초가에 처해졌다.
별거설과 이혼설은 물론 아들이 사정봉의 아이가 아니라는 소문까지 나돌며 그녀도 위기를 맞는 듯했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 사정봉의 ‘그래도 내게는 장백지뿐’이라는 굳건한 사랑에 힘입어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장백지가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지난 3월 초 그녀는 사건 이후 처음 언론 인터뷰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진관희에 대해 언급하며 사건 이후 사과 전화 한번 없었다며 그를 비난했다.
장백지는 최근 남편 사정봉을 일컬어 ‘세상에 이런 남편은 없다’고 극찬하며 새로 이사한 호화 주택을 치장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그녀는 둘째 아이를 기다리며 떳떳한 엄마가 되기 위해 참회의 일기를 쓰고 있다고 한다.그밖에도 진문원(보보찬·29), 안영사(옌인즈·26), 서기(33), 매기 큐(29) 등이 ‘진관희 스캔들’로 온갖 악성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한때 진관희와 연인사이였던 매기 큐는 ‘떳떳하다’는 본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속옷을 드러낸 노출 사진이 발견돼 영화
사건 이후 홍콩 최악의 카사노바가 되어버린 진관희는 캐나다 태생으로 유창한 영어 일어 광둥어 북경어를 구사하며 2000년 데뷔해 28편의 영화와 3편의 TV드라마 등에 출연했으며 가수로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또한 프로듀서이자 패션디자이너 겸 패션사업가로도 활발히 활동하며 다재다능한 팝 아이콘으로 부각되어 왔다.
이예준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