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초 기자회견 예정…“집배원들 만족도 파악하고 향후 대안 마련할 것”
- 강도 높은 단체행동도 불사…“토요배달 부당성 알리는 대국민 서명도 받겠다”
- 결과 토대로 ‘집배 인력충원·처우개선·복리후생’ 등 강화안 우본측 제시
- 신임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 “집배원 근무환경 개선 역점 둘 것”
[대구·경북=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토요택배 배달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가 전국의 모든 집배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토요택배 재개 2주년을 넘은 시점에서, 이번 토요집배 당사자인 집배원 만족 조사 설문이 앞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이번 설문에는 ‘향후 토요택배 지속여부에 대한 의견’과 ‘토요근무 시 휴일수당 및 시간외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 등을 묻는 항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집배노조에서는 결과에 따라 강도 높은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의 뜻도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토요배달의 부당성을 알리는 성명서와 함께 대국민 서명도 받겠다는 강경한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우정사업본부 측에서도 이번 설문 결과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취임한 우정사업본부 신임 강성주 본부장의 “집배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는 발언에 노조에서도 집배원들의 근무 개선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 전국 집배원 대상, ‘토요택배 만족도 설문조사’ 실시
전국집배노동조합이 전국 집배종사지들을 대상으로 ‘토요택배 배달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배노조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전국 9개 지방우정청 모든 집배원들을 대상으로 토요택배 만족도에 따른 6개항의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일 집배노조에 따르면 이번 ‘토요택배 만족도 설문조사’는 토요택배 재개 2주년을 넘은 시점에서 집배종사원들의 만족도를 파악하고 향후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설문 조사는 ▲귀하의 소속 지방청 ▲귀하의 토요택배 만족도 ▲토요택배재개 시 합의됐던 사항이 잘 지켜지고 있습니까 ▲토요근무 시 휴일수당 및 시간외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고 있습니까 ▲토요근무 주기는 얼마입니까 ▲현 상황에서 향후 토요택배 지속여부에 대한 의견은 무엇입니까 등 6개 항목이다.
노조는 이번 조사를 통해 수합된 설문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다음달 초에 열고 2017년 단체협약 갱신투쟁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로 집배 종사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현장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조합 측의 방침이다.
집배노조 한 관계자는 “현재 전국의 집배원들을 대상으로 토요택배 만족도 설문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토요택배 비중이 많은 지역의 설문 참여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업무 비중이 낮은 지역의 참여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대안을 마련하고 특히 집배 인력충원과 처우개선, 복리후생 등 강화안을 우본 측에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 우정사업본부, 2014년 7월 토요 집배업무 ‘폐지’…14개월 여 만에 다시 ‘재개
우정본부의 토요 집배업무 폐지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정본부와 전국우정노조는 그해 1월 1일 집배원의 토요 집배업무 폐지에 합의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30일까지 준비기간을 거친 우본은 7월1일자로 토요 집배업무를 본격 폐지했다.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정부 정책을 따름과 동시에 그동안 최장시간 중노동을 해온 집배원들이 주 5일 근무를 보장받도록 하는 것이 토요업무 중단의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2015년 9월1일 우정사업본부는 전국우정노동조합과 긴급노사협의회를 갖고 같은 달 12일부터 우체국택배 토요배달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토요 집배업무가 중단된 이후 14개월 여 만이었다. 국민 불편 해소와 우편사업의 건실한 성장을 위해서였다는 것이 우본 측이 밝힌 재개 이유였다. 하지만 폐지에 따른 업체 수백여 곳의 택배 계약 해지와 이에 따른 수백억원의 매출액 감소, 농산물 주말 직거래를 하는 농어민과 중소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의 불편 호소 등 우편물량의 지속적 감소와 이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이 당시 토요 집배업무 재개 결정에 주된 원인이었다. 당시 우정사업본부장인 김기덕 본부장은 “우정본부는 직원들이 벌어들인 수입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특별회계로 운영되고 있다”라며 “세입이 줄어들면 그만큼 씀씀이를 줄이지 않고서는 조직을 운영할 수 없다”고 토요택배 재개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높았는데, 당시 토요집배 당사자인 전국 집배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 수렴 시 반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토요택배 재개 이후 전국 지방청을 비롯해 총괄국과 우체국에서는 토요근무 철회를 위한 1인 피켓 시위가 하루도 빠짐없이 열리고 있으며, 토요택배 재개 2주년을 넘은 현 시점에서도 대다수의 집배원들이 우정본부에 토요근무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
#. 우정사업본부 신임 강성주 본부장, “집배원 근무환경 개선 역점 둘 것”
최근 우정사업본부 신임 본부장에 강성주 경북지방우정청장이 임명됐다. 강성주 본부장은 “집배원의 근무환경 개선에 역점을 둘 것”이라며, “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여러 노동조합과 대화하며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강 신임 본부장은 지난 6개월여 동안 대구·경북지역에서 집배 업무 등을 직접 해 보며 현장의 어려움을 체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북 청송지역에서 100킬로가 넘는 길을 달려 배달하는 체험을 했습니다. 믿음마을을 지나 사과단지와 할머니집과 예술인 집에도 배달합니다. 영하기온에도 일을 해야 하는데 얼굴 얼고 눈 오면 힘들고 위험합니다. 가히 ‘극한직업’인데 소득 3만불 시대인 지금 이러한 노동환경은 빨리 바뀌어야 합니다”라며, 중노동에 시달리는 집배원들의 현실에 함께 아파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또 “작지만 안전하고 성능 좋은 1인승 전기차 같은 새 기술을 도입해야 함을 다시 느낍니다. 대구시내와 팔공산, 그리고 청송 같은 다양한 현장에서 집배업무의 어려움을 보고 겪으면서 다시금 노동환경을 혁신해야 함을 인식 합니다”라는 말도 남겼다. 그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집배업무 혁신을 위해 전기 차와 드론과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집배체험을 비롯해 집배원들을 위한 전기차 개발, 드론을 이용한 택배 배달 등 당시 경북우정청장이었던 그의 일련의 갖가지 광폭행보가 차기 우정본부장 내정을 위한 게 아니냐, 또 이미 임명(본부장)을 확실했던 그가 현업의 실상과 어려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잠시 지방청에 내려왔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안팎으로 나오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주요시책과 역점과제, 현안사항, 숙원사업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를 비롯해 정책대안에 대해 고민하고 특히 집배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역점을 둘 것과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우정사업의 역량을 집중,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강 본부장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다.
한편 토요택배 배달 만족도 조사와 관련, 우정사업본부 한 관계자는 ”집배노조 자체적으로 집배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요구 사항은 그동안 노조측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근무환경 개선과 증원 요구가 될 것이라는 것이 우본 측의 관측“이라며, ”우본은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방안을 가지고 있으며, 과거 계속적으로 논의된 사항인 만큼 노조의 요구가 완만히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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