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뼈 부러트려 ‘사지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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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의 한 취업 사이트에 올라온 ‘베이징 현대 여성병원’의 간호사 구인광고에는 ‘신장 158cm 이상’ ‘만족스런 외모’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부지배인을 뽑는 상하이의 ‘지바이 전자’는 위와 비슷한 신체조건에 추가로 ‘흡연자’ ‘와인을 마실 줄 아는 자’ 등의 조건을 포함시켰다. 다른 구인광고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사이트에 등록된 2250여 개의 구인광고는 대부분 신장, 몸무게, 기타 신체조건을 필수 기재사항으로 요구하고 있었다.
사정이 이러니 성형 시장이 붐을 이루는 것은 당연한 일. 중국 내에서 ‘취업용 성형’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무렵부터였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했던 취업난이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맞물리면서 더욱 심각해졌기 때문이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직업학교를 비롯해 4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예비 구직자들은 610만 명에 달하며, 이는 전년 대비 9%가량 증가한 수치다.
현재 중국의 실업률은 4.2%.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이보다 두 배는 더 높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올해가 지나면 1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바늘구멍과도 같은 취업난을 뚫기 위해서 가장 많이 하는 성형수술은 여성의 경우에는 쌍꺼풀 수술과 코 수술, 그리고 남성의 경우에는 다리뼈를 부러뜨린 후 철심을 박아 키를 늘리는 ‘사지연장술’이다.
상하이에 위치한 ‘상하이 타임’ 성형외과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성형 수술을 받은 환자 수는 지난해에 비해 40%가량 증가했으며, 특히 이 병원의 경우 가장 바빴던 지난 1월에는 하루에 100건의 수술을 시행하기도 했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 대부분은 여성들이며, 이들 가운데 50%가 취업 때문에 수술을 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후난성의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는 여성에게 ‘양쪽 가슴의 크기가 똑같아야’한다는 조항을 내걸었다가 지원자들의 거센 반발로 취소된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