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FM2017 능력치로는 가장 앞서, 하지만 ‘기강유지’ 치명적 약점…신태용 동아시안컵서 좋은 흐름 이어갈까
한국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왼쪽)과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FM 시리즈에는 선수뿐 아니라 감독과 코치, 구단주 등 스태프들의 능력치도 표시돼있다. 그렇다면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한국 대표팀에서 사령탑에서 물러난 울리 슈틸리케 전임 감독과, 그의 지휘봉을 이어받은 신태용 현 감독의 능력치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참고로 FM 시리즈의 능력치는 20점이 만점이다.)
FM2017 속 슈틸리케 전 감독과 신태용 감독의 전술 비교. 사진=FM2017 캡처
선호하는 포메이션을 보면 슈틸리케 전 감독은 4-2-3-1의 안정적 구조를, 신태용 감독은 4-1-2-3의 다소 공격적인 포진으로 나타났다. 승부전략 역시 슈틸리케 전 감독은 평점심을, 신태용 감독은 과감한 플레이를 선호한다고 했다.
훈련방식 역시 달랐는데 슈틸리케 전 감독은 수비훈력에 치중하는 반면, 신태용 감독은 선수 심리 지도를 중시한다고 나왔다. 하지만 슈틸리케호의 막판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게 수비였던 걸 생각하면 슈틸리케 전 감독 훈련방식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결국 선수들의 문제였던 걸까.)
슈틸리케 전 감독과 신태용 감독의 능력치 비교. 사진=FM2017 캡처
이어 두 감독의 지도자로서 능력치를 따지면 슈틸리케 전 감독이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정신적 능력을 나타내는 7개 항목(치료 능력 제외) 중 6항목을 슈틸리케 전 감독이 앞섰다.
기강유지는 슈틸리케 전 감독이 20으로 신태용 감독의 13에 7포인트나 앞섰다. (응?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단 기강유지를 잘한다고?) 또한 승부욕도 슈틸리케 전 감독이 16으로 신태용 감독의 9보다 큰 차이로 높았다. 뿐만 아니라 ‘선수 성장가능성 판단’ ‘선수 현재능력 판단’ ‘의욕을 불어넣는 능력’ ‘전술이해도’에서도 슈틸리케 전 감독이 신태용 감독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신 신태용 감독은 유일하게 적응력 항목에서 13으로 슈틸리케 전 감독(6)에 크게 앞섰다. (적응력은 인물이 다른 나라나 문화권에 갔을 때 얼마나 쉽게 융화돼 능력을 펼치느냐를 나타내는 지수다. 슈틸리케 전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서 자신의 실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던 건 적응력 항목 능력이 낮아서가 아니었을까.)
반면 선수 훈련 능력치에서는 신태용 감독이 슈틸리케 전 감독에 9개 항목 중 4대 3으로 미세하게 높았다(두 개 항목은 동률). 신태용 감독은 공격력 훈련과 선수 심리 치료 능력에서 각각 13과 17을 받아, 6과 12의 슈틸리케 전 감독을 크게 앞섰다. 반면 슈틸리케 전 감독은 수비력 훈련(슈-13, 신-9)과 전술 훈련(슈-12, 신-8)에서 신태용 감독보다 높은 능력치를 받았다.
지난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지난 1년간 국대에서 침묵했던 손흥민이 골을 기록하는 등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이를 보면 신태용 감독의 공격력 훈련 능력치가 높은 게 이해가는 지점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왼쪽)과 슈틸리케 전 감독의 지도자 능력치 비교. 사진=FM2017 캡처
그렇다면 얼마 전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을 일으켰던 거스 히딩크 감독과 비교한다면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히딩크 감독이 슈틸리케 전 감독과 신태용 감독보다 FM2017 능력치에서는 앞선 모습을 보였다.
정신적 능력에서 히딩크 감독은 ‘기강유지’ 항목이 9로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슈틸리케 전 감독은 20), 나머지 ‘선수 성장가능성 판단’ ‘선수 현재능력 판단’ ‘의욕을 불어넣는 능력’ ‘전술 이해도’ 등에서 슈틸리케 전 감독에 앞섰다. 특히 슈틸리케 전 감독의 약점이었던 적응력이 18이나 됐다.
선수 훈련 능력치 9개 항목 중에서도 히딩크 감독은 공격력 훈련(15), 선수관리(16), 선수심리지도(14), 전술훈련(14) 체력훈련(9) 등 5개 항목이 슈틸리케 전 감독에 앞섰다(한 개 항목은 동률).
거스 히딩크 감독(왼쪽)과 신태용 감독의 지도자 능력치 비교. 사진=FM2017 캡처
신태용 현 감독 역시 히딩크 감독에 정신적 능력치에서 ‘기강유지’만 13으로 앞섰을 뿐 나머지 6개 항목에서 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선수훈련 능력치에서도 ‘선수 심리지도’(17), ‘유소년 육성 능력’(15)를 제외하고는 9개 항목 중 ‘선수관리’ ‘수비력훈련’ ‘전술훈련’ 등 다섯 개 능력치에서 히딩크 감독에게 밀리고 있다(두 개 항목은 동률). 특히 신태용 감독이 슈틸리케 전 감독에 비해 강점이었던 ‘공격력 훈련’마저 능력치에서 뒤처지는 것은 뼈아팠다.
물론 히딩크 감독은 감독의 가장 중요한 능력치 중 하나인 ‘기강유지’가 낮다는 치명적 약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 능력치는 FM2017 게임 상의 수치일 뿐 실제 감독들의 능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편 신태용 감독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2월 8~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컵’에서 뛸 대표팀 명단 24명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에는 손흥민. 기성용 등 유럽파가 포함되지 않고 K리그, 중국 슈퍼리그, 일본 J리그 등에서 뛰는 선수들을 위주로 선발했다.
지난 11월 A매치에서 대반전을 이룬 신태용 감독이 지도력을 발휘해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