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선수 능력치 가장 잘 반영한 ‘FM 시리즈’…구자철, 이근호보다 능력치 높지만 최근 그라운드 영향력은 이근호 앞선 이유
한국과 세르비아 평가전에 출전한 이근호(왼쪽)와 구자철.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국가대표팀은 1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비록 승리를 가져오진 못했지만, 앞선 콜롬비아전과 마찬가지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렇다면 이날 그라운드에 나서 맹활약했던, 혹은 부진했던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FM2017 버전에서 어떤 능력치를 부여받았을까.
투톱의 한 축으로 나선 ‘에이스’ 손흥민은 전반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후 후반 막바지 들어 손흥민은 세르비아의 수비수들을 뒤흔들며 3~4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교체 들어온 드미트로비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아쉽게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전반전과 후반전 손흥민의 움직임이 달라진 이유는 뭘까. 손흥민의 투톱 파트너가 바뀐 것이다. 전반에는 손흥민의 최전방 파트너로 구자철이 섰다. 이후 후반 24분 구자철이 나가면서 대신 들어온 이근호가 파트너로 나섰다.
구자철과 이근호는 플레이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이러한 모습은 FM2017 선수 능력치에서도 나타난다.
FM2017에 나온 구자철의 선수 장단점 보고서. 사진=FM2017 게임화면 캡처
우선 구자철에 대한 선수 보고서를 보면 장점으로 “기술이 아주 뛰어나다” “양발 사용에 능숙하다” “균형감각과 공을 다루는 능력이 좋은 능숙한 선수다” “두어 개의 포지션에 자연스럽다”고 소개한다. 실제 능력치도 20점 만점에 개인기 18, 드리블 14, 퍼스트터치 17, 패스 14, 천재성 15, 침착성 17, 민첩성 16, 시야 14 등 수준급 수치를 보였다.
반면 단점으로는 “기복이 꽤 심하다” “거친 플레이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 그의 소극적인 플레이로 인해 팀 동료들이 압박을 받는다”고 꼽고 있다. 능력치 역시 대담성 8, 승부욕 8, 몸싸움 10, 태클 8 등으로 높지 않은 능력치를 받았다. (구자철이 거친 플레이를 싫어한다고? FM 시리즈가 정말 능력치를 실제와 유사하게 반영했는지 1차로 의심이 들었다.)
FM2017에 나온 이근호의 선수 장단점 보고서. 사진=FM2017 게임화면 캡처
이어 이근호의 선수 보고서에서는 “팀과 잘 협동한다” “용감하고 부지런하며 팀 플레이에 꽤 강하다” “큰 경기를 즐긴다” “기복이 매우 적다” “두어 개의 포지션에 자연스럽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이근호의 능력치를 봐도 팀워크 15, 활동량 15, 지구력 15, 승부욕 14, 공 없을 때 움직임 13 등 움직임에서 높은 수치를 받았다.
단점은 “공중볼 상황에서 상당히 약하다” “페널티박스 가장자리에서 슈팅 찬스가 났을 때 머뭇거리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능력치에서도 나타나는데 중거리슛 9, 헤딩 10, 몸싸움 10, 점프거리 9, 페널티킥 5 등을 수치를 보였다.
FM2017의 이근호와 구자철 능력치 비교. 사진=FM2017 게임화면 캡처
두 선수 세부 능력치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FM2017 능력치에서는 구자철이 이근호보다 앞선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기술적 능력에서는 구자철이 14개 항목 중 12항목을 앞섰다(1개 항목은 동률). 코너킥, 페널티킥, 프리킥, 퍼스트터치, 중거리슛 등은 차이가 4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이근호가 앞선 능력은 헤딩이었는데, 그것도 10과 9로 미세하게 높을 뿐이었다.
정신적 능력치에서는 이근호가 구자철에 14개 항목 중 7대 5로 우위를 보였다(2개 항목 동률). 이근호는 공 없을 때 움직임, 대담성, 리더십, 수비위치, 승부욕, 집중력, 활동량에서 앞섰다. 구자철은 예측력, 적극성, 천재성, 침착성, 팀워크에서 나은 능력치를 보였다.
이어 신체 능력치에서는 이근호가 순간속도, 주력, 지구력에서 앞섰고, 구자철은 균형감각, 민첩성, 타고난 체력이 좋았다.
이처럼 게임상 능력치는 구자철이 더 좋지만, 최근 그라운드에서 영향력은 이근호가 더 인상 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근호가 가진 능력치 장점이 현재 대표팀 내에서 요구하는 역할에 더 필요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번 두 차례 평가전에서 본 한국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최전방 파트너는 기술적 능력보다는 스피드와 활동량을 통해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면서, 손흥민이나 다른 선수들이 슈팅을 찰 수 있는 공간을 더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이런 면에서 구자철보다는 이근호가 가진 장점이 현 전술에서 더 강점을 보인다. (포지션 및 역할의 적합도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FM2017을 보면 이근호는 중앙공격수 자리에 ‘자연스러움’을 나타낸다. 하지만 구자철은 중앙공격수 포지션 소화능력이 ‘불확실함’을 보였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중앙수비 불안 모습은 다시금 불거졌다. 앞서 콜롬비아전에서 권경원-장현수가 센터백을 구성했고, 세르비아전에서는 김영권-장현수가 중앙수비로 섰다.
수비수들 중에서도 최근 가장 논란이 되는 선수가 김영권이다. 김영권은 불안한 볼처리와 위치선정으로 보는 이들을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했다.
FM2017에 나온 김영권의 선수 장단점 보고서. 사진=FM2017 게임화면 캡처
하지만 FM2017 속 김영권은 놀라울 정도로 능력치가 좋았다. 김영권에 대한 보고서에는 그의 장점을 “믿기 힘들 정도로 상대선수를 통과시키지 않고 막아낸다” “강력한 집중력으로 밀착수비가 가능하다” “상당히 강한 승부욕을 보인다” “기복이 매우 적다” 등으로 정리한다.
실제 능력치도 집중력이 16, 침착성 14, 수비위치 15, 예측력 14, 판단력 14, 일대일마크 14, 태클 15 등 수위급 능력치를 보였다. 우리가 아는 그 김영권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FM 시리즈가 정말 능력치를 실제와 유사하게 반영했는지 의심이 들었다.
다만 단점은 “패스할 때 공을 다루기 힘든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국대 경기에서 보인 불안한 볼처리에 대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실제 능력치도 패스 8, 크로스 9로 그리 높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FM2017의 김영권 능력치. 사진=FM2017 게임화면 캡처
한편 FM 시리즈가 축구게임 중 선수의 실력을 가장 유사하게 측정해 반영했다고 하지만,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 지난 11일 시리즈의 신작 ‘FM2018’이 출시됐다. 다사다난한 1년을 보낸 한국 축구. 이에 이번 FM2018 신작에서는 이러한 한국 대표팀의 사정이 반영돼 한국 선수들의 능력치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