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은 이렇다.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에는 그럴듯한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아무리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도 자전거페달을 밟으면서 사운드가 빵빵한 음악을 들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팔레르모의 10대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튜닝 자전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튜닝 자전거’란 마치 자동차의 스피커처럼 사운드 시스템을 튜닝한 자전거를 말한다. 카스테레오 시스템을 개조해서 만들기 때문에 스피커, 서브우퍼, 앰프, 심지어 자동차 배터리까지 장착되어 있다. 이렇게 자전거를 개조하는 데 드는 비용은 적게는 200유로(약 25만 원)에서 많게는 1200유로(약 155만 원)까지 든다. 대부분은 청년들이 부품을 사서 직접 튜닝하며,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카페나 페이스북을 통해 활발한 모임도 갖고 있다.
문제는 소음이다. 튜닝된 자전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최대 1250와트의 출력을 자랑하며, 이 정도 크기라면 도로의 건물이나 지나가는 자동차의 유리창까지 흔들릴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울려대는 시끄러운 음악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만저만한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지역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청년들을 강제 해산시키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이렇다 할 처벌은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만 이렇게 자전거 튜닝을 하는 이유에 대해 청년들은 “여기에 돈과 시간을 쏟아붓기 때문에 엉뚱한 곳, 즉 마약이나 담배 혹은 범죄행위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출처 <가디언>.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