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인기 있거든?
샤라포바, 이신바예바 등 미녀 운동선수가 많은 러시아에 또 한 명의 미녀 스타가 탄생할 조짐이다. 훤칠한 키와 예쁘장한 얼굴을 자랑하는 베르체노바는 러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풀타임 출전권을 획득한 기대주다. 2006년 프로로 전향했으며, 현재 LET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러시아 선수이자 남녀 통틀어 유럽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선수는 베르체노바 한 명뿐이다.
현재 그녀의 최대 목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진출하는 것. 아직 언제가 될지는 확실치 않지만 현재 줄곧 톱 10을 유지하고 있는 실력으로 보면 조만간 미국에서도 신고식을 치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샤라포바를 연상케하는 뛰어난 외모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줄곧 샤라포바와 비교되고 있으며, 현재 러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골프팬들 사이에서도 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허핑턴 포스트’가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에서는 샤라포바(36%)보다 베르체노바(64%)가 더 인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은 이런 비교가 영 못마땅한 모양이다.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샤라포바와 닮았다는 말을 듣는 게 싫다. 사실 우린 서로 닮지도 않았다. 샤라포바는 금발이지만 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 모델 포스를 내뿜는 베르체노바의 모습(위 사진)과 샤라포바(아래 사진) | ||
얼마 안 가 그녀의 실력은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004년 러시아 아마추어 챔피언십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라트비아와 슬로베니아 아마추어 챔피언십 대회에서도 연달아 우승을 했다. 그리고 2006년 러시아 아마추어 대회에서 다시 한 차례 우승한 뒤 2007년 LET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러시아에서 실력 있는 골프 선수가 나오는 것은 극히 드문 일.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이나 러시아 국민들의 관심도 오로지 테니스에만 집중되어 있는 러시아에서 골프란 그저 낯설기만 한 비인기 종목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열악한 환경과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이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러시아의 넓디넓은 땅에는 골프장이라곤 단 두 곳밖에 없었다. 그나마 18홀의 정규코스는 모스크바 인근에 있는 ‘나하비노 골프장’이 유일했다. 러시아 사람들이 골프를 멀리 하는 이유는 혹독하게 추운 날씨 때문이다. 또한 구 소련 정부가 골프를 사치스럽고 한심한 서구 문화의 상징이라고 치부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신흥부자들의 대거 등장으로 골프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러시아 정부도 골프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 골프협회(RGA)의 회장인 콘스탄틴 코제브니프는 “2015년까지 500개의 골프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5년 안에 러시아 선수가 세계투어에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에는 12개의 골프코스가 있으며, 50개는 공사 중이다.
러시아 골프미녀군단이 등장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