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친부보다 다정했다
▲ 03년 막내 생일 축하 모습. | ||
이런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짐작되어왔던 것이다. 아이들이 모두 잭슨과 전혀 닮지 않은 데다 심지어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완전한 백인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아이들의 생물학적 부모가 누구인가에 관심이 쏠려 있는 가운데 두 번째 부인이었던 데비 로우가 대리모로 낳았다는 주장과 함께 평소 가깝게 지냈던 피부과 전문의가 정자를 기증했다는 등 여러 가지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자식에 대한 잭슨의 사랑은 여느 친아버지와 다를 바 없이 지극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이들이 잭슨 밑에서 억압당하며 불행하게 살고 있다는 소문이나 외부와 단절된 채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문은 그의 죽음과 함께 공개된 몇 장의 사진으로 불식됐다. 가깝게 지냈던 친구 낸디 말니크가 2003년 촬영했던 사진 속의 잭슨은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으며, 아이들과도 무척 다정해 보였다.
사실 잭슨의 아이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언론에 비친 아이들의 모습은 가면이나 보자기를 뒤집어 쓰고 있는 등 기괴한 모습들뿐이었기 때문이다. 언론에 자녀들의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 했던 잭슨은 특히 유명인을 아빠로 둔 탓에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왔다.
무엇보다도 잭슨은 자신이 어린 시절 아버지 품에서 느끼지 못했던 다정하고 따뜻한 사랑을 주기 위해서 노력했으며, 항상 웃음 가득한 행복한 유년 시절을 선물해주고 싶어했다. 또한 자신처럼 아이들이 음악과 춤에 흥미를 느끼길 바랬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어릴 적 그랬던 것처럼 강요당하는 것은 원치 않아 했다.
죽기 직전까지 세 자녀들과 함께 부를 노래를 작곡하고 있었던 잭슨은 주변 사람들에게 농담 삼아 ‘잭슨 포’라는 그룹을 결성했다고 말하곤 했었다. 가족 간의 끈끈한 사랑을 노래한 ‘리버 리플(River Ripple)’이라는 제목의 이 발라드 곡은 자녀들이 천사와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데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으며, 당시 잭슨은 아이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노래는 런던 투어에서 아프리카 소년소녀 합창단들과 함께 부를 예정이었으며, 팬들에게 자신의 자녀들이 이 곡을 쓰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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