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형님’ 작품입니까
▲ 이상득 | ||
이 의원은 지난 6월 3일 ‘조문 정국’에 따른 후폭풍과 당내 쇄신론 파고가 밀려오자 스스로 ‘정치 2선 후퇴’를 선언하고 여의도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둬 왔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천 전 후보자 발탁 과정에 이 의원과 천신일 회장 등 원로그룹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천 회장의 경우 천 전 후보자와 종친회 간부로 활동하면서 끈끈한 인연을 맺어 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을 부추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천성관 파동’이 불거지자 격노했다는 후문이다. 친 서민 정책과 중도실용 노선을 기치로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펼치려 했던 구상에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정정길 대통령실장에게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수술과 이번 인사 파동을 야기한 원인 및 책임 규명을 지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천 전 후보자 발탁 배경에 이 의원과 원로그룹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받고 허탈해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청와대 소식에 정통한 정보기관의 한 관계자는 “지난 15일 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과 이 의원이 청와대에서 만남을 가졌지만 분위기가 썰렁했던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 핵심부 주변에선 이번 인사 파동을 계기로 이 대통령과 이 의원의 관계가 금이 가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을 정도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은 정치 2선으로 물러난 이후 현실 정치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고 검찰총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더더욱 말도 안 된다. 최근 들어 이 대통령과 회동한 적이 없고 청와대 근처에도 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관련 의혹들을 일축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