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사진=연합뉴스
7일 대법원 2부(주심 대법원 권순일)는 배임수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영자 이사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일부를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신영자 이사장은 지난 2007년 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롯데백화점 내 초밥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로부터 입점 청탁을 대가로 11억 56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기소됐다.
이어 평소 친분있던 군납브로커 한 아무개 씨를 통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 청탁명목으로 6억 6000여만 원을 받는 등 20억 75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비엔에프통상에 신 이사장의 세 딸을 등기임원으로 올려놓고, 급여 명목으로 35억 6200여만 원을 지급하는 등 47억 4000여만 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도 있다.
이에 1심은 “신영자 이사장의 범행으로 롯데백화점·면세점 매장의 입점업체 선정 과정에 공정성과 적정성, 이를 향한 사회 일반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징역 3년과 추징금 14억 4000여만 원을 선고했다. 다만 배임수재 혐의 중 일부에 대해서는 딸이 지급받은 돈을 신영자 이사장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역시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 외에도 “비엔에프통상이 지급받은 것도 신영자 이사장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배임수재 혐의를 무죄로 봤다. 또한 횡령·배임액 반환을 고려해 징역 2년으로 감형했다.
제3자를 통해 이익을 얻어도 배임수재죄로 처벌하도록 지난 2015년 5월 개정된 형법을 2014년 9월에 범행한 신영자 이사장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검찰은 개정 전 형법으로도 제3자를 통해 이익을 얻으면 배임수재죄로 처벌할 수 있다며 상고했다.
이에 대법원 재판부는 “요식업체 대표로부터 지급받은 돈과, 네이처리퍼블릭으로부터 자신이 지배하는 회사인 비엔에프통상이 지급받도록 한 돈 모두 신영자 이사장이 직접 지급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건이 파기환송돼 다시 서울고법으로 내려감에 따라 신영자 이사장의 형량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