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군과 형평성 맞춰야”vs“학생 많아 전주시 부담액 너무 커” 옥신각신
전북도청(좌)과 전주시(우) 전경
전북도는 내년부터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시행할 방침이다. 2011년 초등학교, 2012년 중학교에 무상급식 지원을 도입한 이래 7년 만이다. 이에 따라 도내 632개 학교, 21만 명가량의 모든 초등∼고등학생이 무상급식 지원의 혜택을 받게 된다.
최근 고교 무상급식 실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시·군 간 또는 도시와 농촌 간 고교 무상급식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다. 현재는 일부 시·군에서 개별적으로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있다. 학부모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의도도 담겼다.
현재 도내 초등∼중등은 전면 무상급식이지만 고교 무상급식은 도교육청과 해당 기초단체가 급식비의 절반씩을 부담해 농촌의 읍·면 지역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반면, 도시 고교는 도교육청이 급식비의 50%를 지원하고 나머지 50%는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 학생 비율이 100%인 전주시를 비롯해 97.5%인 군산시, 익산시, 남원시, 김제시 등은 무상급식의 혜택을 받지 못해 학부모의 급식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문제는 예산 확보다. 도시 고교의 무상급식에 추가로 드는 비용은 전주시가 76억 원, 군산시 26억 원, 익산시 28억 원, 남원시 8억 원, 김제시 5억 원가량이다. 이를 전북도, 전북도 교육청, 해당 시·군이 나눠 내야 한다.
전북도는 내년 전체 고교 급식 예산 중 15%만 분담할 계획이다. 내년에 전북도가 지원할 고교 무상급식 예산은 약 51억 원이다. 농·어촌 고교 급식처럼 50%는 도교육청이, 나머지 35%는 해당 시·군(35%)이 각각 나눠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전북도는 “고교 무상급식비 중 15%를 도비로 지원하는 방안을 시·군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실제 군산과 익산을 비롯한 도내 대부분의 시·군은 전북도 예산 분담률에 맞춰 내년 예산안을 짠 상태다.
그러나 예산 부담이 큰 전주시가 반발하고 있다. 전주시는 도비 지원율 상향 조정을 요구하며 아직 무상급식 예산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시는 “도비 분담률이 15%에 그친다면 시에서 부담해야 할 예산 차액이 13억 원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전면적인 고교 무상급식을 추진하려는 전북도가 초·중학교 급식 부담률(25%)만큼인 25%를 보조해야 재정이 열악한 기초단체가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도는 14개 시·군을 전부 지원해야 하고 전주시만 25%를 지원하면 형평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어 균등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며 “전주시는 도비 지원율 상향 조정을 요구하며 아직 무상급식 예산안을 확정하지 못한 만큼 양쪽이 수긍할 만한 접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도내 도시지역 고교생은 현재 4만여 명으로 이 가운데 2만 5000여 명이 전주 시내 학생이다.
박칠석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