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창립총회 겸 시민궐기대회...
[포항=일요신문] 김재원 임병섭 기자 =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 창립 준비위원회는 9일 포항YMCA 세미나룸에서 지진 피해지역 주민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발기대회를 개최했다.
임시의장을 맡은 모성은 박사는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1월 15일 규모 5.5의 강진으로 인하여 포항과 포항시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며 “포항시가 응급복구를 마무리 했다고 발표한 만큼, 그동안 제기된 유발지진 의혹과 복구지원의 부당함을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날 발기회에서는 공동대표와 집행위원도 추천됐다. 공동대표에는 양승오(흥해), 임종백(흥해 마산리), 김대근(양덕 삼구트리니엔)씨가, 집행위원으로는 마정환(환호 해맞이그린빌), 김정환(장성 삼도뷰엔빌), 김두섭(항구 우방비치), 최호룡(장성 현진에버벌), 황병렬(용흥), 김용수(흥해), 김승찬(청림)씨 그리고 대변인(집행위원)은 김홍제(흥해 한미장관), 강병철(항구 우방비치)씨가 각각 추천됐다.
이들 1차 피천인들은 오는 16일 창립총회에서 정관 확정과 함께 2차 추천 예정에 있는 일부 인사들과 함께 추인절차를 거쳐 공동대표와 집행위원으로 정식 선임된다.
공동대표로 추천된 양승오 목사(로뎀나무 가정문제연구소장)는 “지금까지 지진은 하늘이 인간에게 내리는 천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지진으로 인하여 사람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유발지진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지열발전소는 활성단층지역에서는 건설할 수 없도록 되어있으나, 결과론적으로 포항의 지열발전소가 활성단층 위에 지어졌다는 것을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동대표 임종백 위원장(포항시 축사반대대책위)은 “내가 흥해 토박이고 현재까지 흥해에 살지만, 그동안 지열발전소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면서 “지진이 일어나고 나서야 그것이 지열발전소란 것을 알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대표로 추천된 김대근 감사(삼구 트리니엔 2차 입주자대표회의)는 “지열발전소가 설립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인구밀집지역과는 일정거리를 두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인구 7만이 거주하는 장량지구와 불과 2Km 이내에서 어떻게 지열발전소가 세워졌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집행위원으로 추천된 마정환 회장(해맞이그린빌 입주자대표회 직전회장)은 “오늘 포항지진 범대본을 설립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너무나 감개가 무량하다”며 “나는 박사모 중앙회 부회장으로서 뼈 속까지 우편향적인 사람이고, 일명 골수 태극기부대라고 하는데 오늘 여기서 포항의 촛불부대 최고책임자들을 만나고 또 민노총 포항 지부장을 만날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집행위원으로 추천된 김용수 위원장(민노총 포항지부장)은 “나는 극단의 진보가 아니라, 민노총에서는 매우 온건한 사람이다”며 “앞으로 정파를 초월해서 우리 포항을 위해 힘껏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으로 추천된 김홍제(흥해 한미장관)씨는 “포항시가 정부차원에서 지진원인을 규명하므로 당분간 믿고 기다리라고 하나, 이렇게 지열발전소가 세워져서는 안되는 곳에 발전소를 지어놓고 무조건 믿고 기다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면서 “이틀이 멀다하고 여진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힘을 모아 사법적인 방법으로 지열발전 업무를 강제 중단시키고 관련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일원에서는 넥스지오, 서울대, 한수원, 포스코, 지질자원연구원, 건설기술원 등이 참여해 ‘지열발전 상용화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데 상당수 주민들은 이번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소와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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