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 없이 남의 꿈에?
굵고 짙은 눈썹에 약간 아래로 처진 눈매, 그리고 살짝 미소를 띠고 있는 입술. 전 세계 수천 명의 사람들이 꿈속에서 보았다고 주장하는 이 남자는 과연 누구일까.
이 평범한 얼굴이 요즘 전 세계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심지어 이 ‘미스터리 얼굴’에 대한 웹사이트(thisman.org)까지 등장했을 정도.
이 얼굴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06년이었다. 뉴욕의 정신과를 찾은 한 여성이 “밤마다 꿈속에서 이 남자가 나타나 인생에 대한 그럴듯한 조언을 해준다”고 말하면서 그린 얼굴이었다.
놀라운 일들은 그 후에도 계속 벌어졌다. 정신과의사가 책상 위에 놓은 이 그림을 본 몇몇 환자들이 자신들도 이 남자를 꿈속에서 보았다며 알아본 것이다. 놀란 의사는 이 그림을 다른 지역에 있는 동료 의사들에게 보냈고, 얼마 후 세계 곳곳에서 이 얼굴을 안다는 제보가 속속 들어왔다. LA, 샌프란시스코, 밀라노, 스톡홀름, 베이징 등 지금까지 이 얼굴을 꿈속에서 보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2000명 정도.
현재 홈페이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자신들의 꿈속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으며, 저마다 그린 그림을 올려놓기도 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 현상을 융의 정신분석 이론에 따라 사람들의 깊은 내면에 존재하는 공통적인 잠재의식의 일부라고 설명한다. 즉 무의식 속에 존재하고 있다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르는 전형적인 얼굴의 형태라는 것이다. ‘모방 이론’으로 이 현상을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 번 이 얼굴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이 얼굴에 대한 꿈을 꾸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것이 사실은 한 광고회사가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는 광고 캠페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 웹사이트가 이탈리아의 한 마케팅 회사에 의해 등록되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