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 하면 매력 없어 ‘은밀한 숲’ 밀고 뽑고
▲ 에바 롱고리아 | ||
유럽을 비롯한 미국의 젊은 남녀들 사이에서는 요즘 ‘제모’가 한창 유행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음모 가꾸기’, 즉 ‘비키니 왁스’가 그렇다. 팔다리는 물론이요, 남자의 경우 가슴이나 등에 난 털을 깎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일. 하지만 이제는 더 나아가 은밀한 그곳까지 다듬는 ‘비키니 왁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음모를 다듬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비키니를 입었을 때 만일에 발생할지 모르는 민망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섹스 때 쾌감을 배가시키기 위해서, 혹은 위생상의 문제 등으로 제모를 하는 경우도 많다. 독일 시사주간 <슈테른>에서 소개한 ‘음모 미용’에 대한 모든 것을 살펴봤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이미 몇 년 전부터 유럽과 미국에서는 음모를 다듬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 잡았다. 매춘부나 포르노 배우만 음모를 다듬는다는 생각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슈테른>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18~25세 여성 가운데 81%가, 그리고 남성의 경우에는 32%가 음모를 제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독일 여론조사기관인 ‘포르자’에 따르면 응답자의 45% 역시 음모를 다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무리 미용이 목적이라고 해도 제모가 꼭 즐거운 일인 것만은 아니다. 제모를 할 때 참아야 하는 통증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어떤 여성들은 ‘고문’이라고 말하거나 심지어 ‘출산의 고통’에 버금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까닭에 음모를 다듬기 위해서 관리업소를 찾았다가도 차마 용기를 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거나 겨드랑털이나 다리털만 제거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이런 고통을 참아가면서까지 사람들이 제모를 하는 이유는 뭘까. 음모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를 하고 있는 라이프치히 대학의 엘마 브렐러 교수에 따르면 첫째, 청결을 위해서 둘째, 미용 목적으로 그리고 셋째, 성관계시 쾌감을 높이기 위해서 등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음부의 털을 제거하면 성관계시 정말 만족도가 높아질까 하는 것이다. 독일의 섹스 연구가인 울리케 브란덴브루크는 “학술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음모 미용으로 인해 서로에 대한 관계가 더 돈독해지고, 결과적으로는 상대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함부르크-에펜도르프 대학의 프랑크 좀머는 “남성들이 제모를 하는 이유는 페니스가 시각적으로 더 커 보이는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고 말하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흥분이 되기 때문에 성관계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험자들의 증언 역시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15년 전부터 꾸준히 음모를 제거하고 있다는 함부르크의 니나 헬비히(34)는 “오럴 섹스를 할 때 털이 없으면 기분이 좋다. 더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함부르크의 트리스탄 슈트레커(23)는 “특히 피부가 서로 직접 맞닿기 때문에 기분이 더 좋다”고 말하면서 털이 없는 음부를 보면 더 흥분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할리우드 유명인사들 가운데서도 음모 가꾸기가 유행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위기의 주부들>의 에바 롱고리아는 한 인터뷰에서 “여자라면 일생에 한 번이라도 브라질 왁싱을 해봐야 한다. 그러고 난 다음 섹스를 하면 그 후에는 아마도 계속하게 될 것”이라며 극찬했다.
오래 전부터 음모를 제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케이트 윈슬렛은 영화 <책 읽어주는 남자> 촬영 당시 오히려 이 때문에 낭패를 겪기도 했다. 전라 노출 장면을 찍을 때 음모가 없어서 결국 가짜 털을 붙이고 촬영에 임해야 했던 것.
이밖에도 <섹스 앤 더 시티>의 세라 제시카 파커,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 귀네스 팰트로, 우마 서먼 등도 음모 미용에 열광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최근까지만 해도 ‘매끄러운 것이 좋다’라는 말은 이처럼 여성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남성들 사이에서도 점차 제모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있으며, 이미 유행처럼 되어버린 지도 오래다. 처음에는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제모가 유행하는가 싶더니 그 다음에는 양성애자들, 그리고 이제는 일반 남성들 사이에서도 털을 밀어 버리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 데이비드 베컴 | ||
하지만 일부에서는 제모로 인한 부작용을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드물긴 하지만 간혹 한 번 뽑힌 털이 다시 자라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모를 다듬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음부 자체를 성형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털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음부의 모양을 눈으로 보게 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음순의 모양을 성형하거나 남성의 경우에는 페니스를 확대하는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항문 표백’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었다. ‘항문 표백’이란 말 그대로 항문 주위를 뽀얗게 표백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독일의 경우 지금까지 음부를 성형한 사람들은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음모 제모의 종류
음부의 털을 모조리 제거해 버리는 방법이다. 완전히 매끄러운 형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며, 특히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기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 브라질리언 랜딩 스트립
손가락 굵기(1~3㎝)만큼의 털만 남겨 놓고 제모하는 방법. 남성의 경우는 ‘페니스 수염’이라는 형태로 털을 민다.
▲ 트라이앵글
‘버뮤다 삼각지대’라고도 불리는 모양으로 삼각형 모양으로 털을 깎는 방법이다.
▲ 이벤트성 제모
밸런타인데이나 생일을 기념해서 특별한 모양으로 제모하는 방법이다. 가령 하트 모양이나 애인의 알파벳 이니셜 모양으로 털을 제모한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