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KS군단 철철… 정몽준 유학파와 끈끈
▲ 이회창 | ||
인터넷 법률사이트 ‘로마켓’ 인물정보에 등록된 유명인사 중 박 전 대표와 가까운 인맥은 총 905명이다. 이 가운데 고등학교(성심여고) 동창생은 총 37명. 김정란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박 전 대표의 한 해 후배고 윤희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가 4년 후배다. 이밖에 김추자 대림개발 대표이사와 윤선영 (주)정글북 대표이사, 이숙희 (주)신성이엔지 대표이사, 탤런트 박혜숙 씨와 김태희 전 아나운서도 박 전 대표의 고등학교 후배다.
지난 6월 박 전 대표가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엔 성심여고 동창생인 장용희 씨가 환영사를 통해 박 전 대표의 학창시절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장 씨가 밝힌 이야기에 따르면 박 전 대표가 학창시절부터 원칙론자였다는 것. 장 씨는 “국어 시간에 선생님이 처음 한두 번만 숙제검사를 했고 이후엔 검사를 안 했다”면서 “어느 날 하루 선생님이 공책 검사를 했는데 반 학생 30명 가운데 유일하게 박 전 대표만 숙제를 했다”고 말했다.
여고를 졸업한 박 전 대표는 당시의 여자 신분으로는 의외의 전공인 공과대학(서강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다. 당시 청와대에서 경호원과 함께 등하교를 하며 신분상 자유로운 대학시절을 누리지 못했던 박 전 대표는 공부에 매진했었던 듯싶다. 졸업 평점은 4점 만점에 3.82로 알려져 있다.
전공학과의 특성상 박 전 대표의 대학 동창생 중에는 전자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남성 기업인들이 대다수다. 로마켓에 등재된 대학 동창생 수는 총 187명. 유태삼 삼우통신공업 사업본부장이 졸업동기생이고, 이원식 삼성전자 부사장,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차수열 LG디스플레이 전무, 한종훈 한국휴렛팩커드 부사장 등이 같은 과 동창생들이다.
그러나 1974년 대학 졸업 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던 박 전 대표는 고교, 대학 동창들과 만날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다. 하지만 대권주자로 입지를 다진 이후에도 그는 모교인 서강대 행사에 애정을 갖고 자주 참석해오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대권주자로 본격 행보를 시작하면서 찾은 곳 중 한 곳도 서강대 동문회 신년하례회였다. 또 지난 2006년에는 서강대 신문 광고에 무료로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동문들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박 전 대표의 모델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고 한다. 당시 박 전 대표 측은 “동문으로서 당연히 모교의 홍보 광고에 출연하기로 한 것이며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여권의 또 다른 잠룡인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중앙고등학교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또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과 MIT 경영대학원,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등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정 최고위원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파 동문 인맥도 갖추고 있다.
▲ 정몽준 | ||
서울대 동문은 이루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인사가 포진되어 있는데 중앙고-서울대를 나온 동문 수만 해도 무려 286명에 이른다. 또 컬럼비아대 대학원 동문 인맥도 눈에 띄는데,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 맹형규 정무수석비서관,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 등이 같은 대학원 출신이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투자자 워런 버핏도 이 대학원을 졸업했다. 또 고진화 전 의원, 최인기 의원 등과는 존스홉킨스대 대학원 동문 사이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한때 한국 엘리트 집단의 간판으로 불렸던 KS(경기고-서울대) 출신 인사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고교인 경기고는 1970년대 초만 해도 서울대 입학생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의 명문이었다. 이회창 총재가 고교 시절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만 봐도 경기고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2학년 때 청주고에서 경기고로 전학 오면서 받은 성적은 전교생 420명 중 305등이었고 3학년 때는 졸업생 425명 가운데 54등을 기록했다고 한다. 경기고 동문회는 그동안 이회창 총재가 대권 도전에 나설 때마다 적극적으로 지지에 나선 바 있다.
각종 인물정보에 등재된 각계 유명인사 중 ‘KS’ 출신 인사 수는 무려 2012명에 이를 정도이며 경기고-서울대 법대 출신만도 194명에 달한다. 천성관 전 서울지검장과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도 경기고-서울대 법대 출신.
18대 국회의원 중에서도 ‘KS’ 출신은 모두 15명(한나라당 10명, 민주당 3명, 자유선진당 1명, 창조한국당 1명)으로 가장 높은 ‘고교-대학 동문 수’를 자랑한다. 이 가운데 이회창 총재와 함께 한나라당 진영·박진·이주영·강용석·고승덕 의원, 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은 ‘경기고-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보다 ‘끈끈한’ 학연을 맺고 있다.
야권의 대권잠룡들 중에는 서울대 동문 사이가 많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의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이 모두 서울대 출신이며, 한때 대권주자로 거론되었던 김근태 전 의장도 서울대 출신이다. 역대 장관과 차관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도 서울대로 집계되는데 전체 고위공직자 중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할 정도다.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정동영 의원은 특히 전주고 동문의 지원이 활발하다. 지난 대선 당시에도 최규성 의원, 채수찬 전 의원 등 고교 동문들이 적극적으로 선거 캠프 일을 도왔고 당시 실무 캠프진이었던 ‘정동포럼’에는 수많은 고교 동문들이 도움을 줬다.
각종 인명록에 등재된 유명인사 중 전주고 출신은 1411명에 이르고 전주고-서울대 출신 동문 수도 425명에 달한다. 전주고, 서울대 동기동창인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고도원 전 청와대 연설담당비서관은 지난 대선에서 자문을 담당해 정 의원을 돕기도 했다.
손학규 전 지사 역시 경기고-서울대를 나와 이회창 총재와는 고교-대학 동문 사이다. 경기고-서울대 동문 중 전공(정치학과)까지 같은 유명인사 수는 56명. 이중에는 고건 전 총리와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 김덕 전 부총리 등이 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손 전 지사의 캠프에는 학맥보다는 경기지사 시절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주로 활약했다. 학연으로 얽힌 인맥으로는 손 전 지사의 후원조직 ‘동아시아 미래재단’의 상임이사로 활동한 송태호 전 문화체육부 장관(경기고 1년 선배) 등이 손꼽힐 정도였다. 서울대를 나왔으나 서강대에서 교수직을 맡기도 했던 손 전 지사도 서강대 관련 행사에 자주 참석하고 있다. 서강대 출신인 박근혜 전 대표와 학교 행사를 통해 공개적으로 만남을 갖기도 한 바 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