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민혜와 소설집 ‘명랑한 외출’의 표지 모습.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김민혜 작가는 최근 소설집 ‘명랑한 외출’(산지니)을 펴냈다.
우선 ‘명랑한 외출’에 수록된 ‘정크 퍼포먼스’는 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야유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종묘상을 하다가 폐업을 한 박주원과 정크 아티스트 문시우, 그리고 중고자동차 중개업자 강만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물질적 욕망과 감각적 쾌락의 홍수 속에서 허덕인다.
그 속에서 현대인은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한 채 들떠 있다. 속으로 차분히 침잠할 줄 모르고 끊임없이 속으로 뛰쳐나가려고 한다.
소설 ‘정크 퍼포먼스’는 ‘돈’을 자본주의적 우상이 아니라 ‘정크’로 취급해버리는 퍼포먼스를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야유를 보낸다.
자본의 노예가 된 현대인들에게 돈의 진정한 의미, 자본주의적 삶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아내가 잠든 밤’은 새로운 기법으로 쓴 작품이다. 1인칭의 남편에 의해 서술되는 현실의 이야기와 아내가 인터넷 블로그에 울리는 소설 시놉시스에 등장하는 이렌이란 여성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작가는 교차 서술과 추리적 기법을 활용해 현실 속 남편이 점차 소설 속 허구적 인물과 현실의 아내를 혼동하는 망상에 빠져들어 마침내 아내에게 수면제를 먹인 다음 옛집에 아내를 유폐시켜버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두 가지 이야기의 교차서술과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순서를 어긋나게 함으로써 낯설게 하기의 효과를 자아내는 시간적 아나크로니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민혜 작가는 1963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교육대학교와 고신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27년간 교직생활을 하다 2015년 2월 퇴직했다. 2015년에 문예지 ‘월간문학’과 ‘동리목월’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제2회 금샘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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