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과학상’ 수상... 화학과 공학의 결합으로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선도
석상일 UNIST 특훈교수
[울산=일요신문] 송희숙 기자 = ‘한국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국과학상’ 수상자가 UNIST(총장 정무영)에서 나왔다.
세계적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자, 석상일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특훈교수가 주인공이다. 석상일 교수는 “남들이 도전하지 않은 분야, 그리고 그걸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두 가지로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연구를 개척해왔습니다. 순수하게 한국인의 힘으로 세계에서 주목받는 기술을 개발해낸 것이라 더 기쁘고 뿌듯합니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석 교수의 수상은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조한 공로다. 이 전지는 부도체, 반도체, 도체의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보이는 특별한 구조의 금속 산화물로 에너지 분야에 학술적·산업적적 기여가 인정됐다.
석 교수의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등에 다수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모두 국내 기관에 소속된 한국인들이다. 학계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라면 한국을 떠올리게 된 배경 중 하나다.
그는 특히 올해 3월과 6월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하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안정성까지 높이는 연구로 크게 주목받았다. 이들 논문은 5,000번 이상 인용되며 관련 학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태양전지 효율을 공식적으로 기록하는 미국 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는 석상일 교수가 4번 연속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을 새로 쓴 기록이 남아 있다. 석 교수가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갱신하는 사이 전 세계 페로브스카이트 연구자의 눈이 한국으로 모였고, 관련 분야의 주도권도 우리나라가 가져왔다.
석상일 교수는 “최근에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며 “새로 창업한 ㈜프런티어에너지솔루션에서 논문 이후의 길도 꾸준히 개척해 나가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에 처음 도전하면서 목표기간 내에 아무것도 못 이뤘던 과거가 오늘에 이르는 디딤돌이 됐다”며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만의 연구’를 꾸준히 하다보면 반드시 길이 보일 것”이라는 말을 후배 과학자들에게 전했다.
시상은 20일 오후 2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2017년 우수과학자포상 통합시상식’에서 진행됐다.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이명철),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소장 한화진)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한국과학·공학상(4명), 젊은 과학자상(5명),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3명) 등 4개 포상에 총 18명의 우수과학자에 대한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