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두 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는 백사장 포구. 이 맘때면 갓잡은 대하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 ||
하지만 해산물도 아무 때나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름철은 해산물이 독성을 지니고 있거나 채취후 보관상의 어려움 때문에 마음놓고 먹기에 어려움이 있다. 지금 바로 싱싱한 해물을 마음놓고 즐길 수 있는 겨울이 시작됐다.
10~11월 안면도에서는 대하철이 열린다. 갓잡아 배에서 내린 대하를 굽고 끓여 맛을 보는 사람들이 해변 식당가에 몰려들고 있다. 안면도에는 온천 휴식처도 생겨 늦가을 혹은 초가을 도시인들의 먹고 보는 여행에 최상의 선택이 됐다. 다음주 수능시험이 끝나는 수험생 자녀들을 동반하는 여행에도 거리가 멀지 않고 여행 조건이 편리한 안면도는 제격이다.
바다에서 잡히는 큰 새우, 대하가 특산품인 태안군은 대하축제로 한바탕 떠들썩하다. 전국에서 잡히는 자연산 대하의 대부분이 안면도 인근 서해바다에서 잡힌다는 사실. 그 덕분에 주말엔 서해안 고속도로가 꽉 막히고 축제가 열린 안면도 백사장해수욕장 주위로는 주차할 곳이 없을 만큼 북적댔다.
굵은 소금 위에 얹혀진 대하가 먹음직스런 붉은 색으로 익어가면 그 앞에서 군침 흘리지 않을 사람이 없다. 게다가 대하는 저칼로리 고단백식품으로 피부 미용에도 좋고 양기를 왕성하게 해주는 고급식품이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있는 메뉴다.
서울에서 넉넉잡아 2시간 반이면 안면도 백사장포구에 도착한다. 찾아가는 길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나 홍성IC로 나갈 경우 태안읍을 거치지 않고 서산AB방조제와 연육교를 통해 안면도 해안도로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 자연산 대하는 잡히는 즉시 죽게 되므로 살아있 는 것은 대부분 양식대하로 보면 된다. 현지에서 도 자연산은 귀하다고 한다 | ||
하지만 꼭 축제 때문에 인파가 몰리는 건 아니다. 축제가 아니더라도 이맘때면 으레껏 대하를 찾아 몰려오는 수도권 사람들로 안면도는 성시를 이뤘다. 주차장에는 지역 차량인 충남번호판보다 서울 경기 번호판이 더 많이 보일 정도다. 주 5일 근무제의 영향일지도 모르지만 1~2년새에도 판이하게 풍경은 달라졌다.
축제준비위원회에 따르면 해마다 자연산 대하가 줄어들고 있어 어민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란다. 현지에서도 자연산 대하가 귀할 정도니 다른 곳은 말할 것도 없다는 얘기다.
이런 플래카드도 걸려 있다. “자연산 대하가 부족해서 일부 양식 대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대하가 많이 잡히지 않는 것이 어디 어민들 탓이겠는가. 공식 이벤트 덕에 적어도 생산지인 안면도에서는 양식산을 자연산으로 잘못 구입할 염려는 없게 되었지만, 어민들에게 바다 새우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걱정이다.
모퉁이마다 대하를 사려는 인파로 북새통이다. 자연산과 양식 대하를 비교해보느라 시끌벅적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연산 대하가 부족하단 말에 대신 꽃게를 사는 사람들까지 한마디로 시골 장터를 연상케 한다. 꽃게 역시 이곳 특산이다.
가게 앞마다 야외에 자리를 마련해 놓고 즉석에서 대하 소금구이를 낸다. 같은 음식이라도 장소가 주는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는 법. 옆 테이블 가운데 높은 석쇠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에도 구수한 대하의 맛이 배어 있고 왁자지껄한 소음에는 바다소리가 묻어있다.
석쇠는 번개탄 위에 놓여 있다. 그 위에 쿠킹호일을 넓게 깔아놓고 굵은 천일염을 1cm 두께로 깐 뒤 열이 올라오면 대하를 얹고 남는 호일로 살짝 덮어두었다가 반정도 익었을 때부터 골고루 뒤집어 익힌다. 머리 부분은 따로 떼어 모았다가 바싹 구워 먹으면 새우깡(?)의 고소한 맛을 10배로 즐길 수 있다.
▲ 안면도 아쿠아월드에선 해수탕 노천온천 등을 즐길 수 있 다. 왼쪽은 머드목욕 장면. | ||
오션캐슬의 리조트 시설들은 주로 회원들을 위해 사용되지만 함께 들어선 아쿠아월드는 안면도 관광객을 위해 대중용으로 개방된 온천 휴식시설이다.고급스런 리조트 분위기와 맞물려 우아하게 스파를 즐길 수 있는 곳. 11월 여행이 다소의 추위를 감수해야 하는 여행이라면 아쿠아월드와 같은 온천은 그런 여행객들에게 위로가 되는 곳이다.
지하 4백20m에서 공급되는 유황해수사우나는 시설면에서도 뛰어나지만 해수온천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남녀 각각 해수탕을 통과하면 실내에 정원을 꾸미고 최첨단 스파마사지 시스템을 갖춘 ‘실내정원 스파떼라피’가 있어 북적이는 대중온천탕과는 차별되는 고급스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2인 이상의 남녀가 스파복을 입고(혹은 수영복) 사용할 수 있는 스파떼라피는 아로마, 해수 등 각기 다른 10종류로 나뉘는데 각각 독립된 공간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연인, 친구, 가족 등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꽃지 해변을 정면으로 내다볼 수 있는 노천탕의 경우 어린아이를 둔 가족들이 많이 애용한다. 따뜻한 온천 수영장이라고 생각될 만큼 넓다. 눈이 내리는 겨울이면 눈속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이용료는 해수사우나(대중탕) 8천원, 스파떼라피까지 이용할 경우 3만원(2인기준)이다.
리조트는 회원제지만 회원 예약이 없을 경우 일반 손님도 받는다. 단 일반인 예약은 받지 않는다. 아쿠아월드와 같은 건물 내에 양식당, 한식당, 카페 등 필요한 모든 공간이 있어서 하루 휴양에도 무리가 없다.
해변이 바라보이는 노천 레스토랑에서는 포크가수들의 가을 페스티벌 공연이 저녁마다 열린다. 길게 뻗은 꽃지해변을 걷다보면 서해 3대 낙조 중 하나인 할미바위 낙조를 볼 수 있다.
숙박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안면도에는 기존의 민박을 대체하는 아름다운 펜션들이 많이 들어섰고 대부분 새로 지은 곳이라 깨끗하다.평일에도 서울에서 안면도 오션캐슬까지 매일 버스가 한차례씩 왕복한다. (02-733-0201) 아쿠아월드 문의 041-671-7200 www.oceancast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