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는 민주적 개헌 최적기”
김교흥 국회사무총장은 개헌특위 자문위가 구체적인 조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개헌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개헌은 국민 공감대가 무엇보다 우선이다.
“그렇다. 국회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새로운 헌법질서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왔다. 학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대표 등 개헌에 관심 있는 분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에서도 100여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사실상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로 개헌을 성사시키자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개헌특위 자문위가 제출할 개헌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조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개헌의 추진동력은 오직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6·13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가 힘을 받고 있는데.
“올해 지방선거는 시기적으로 민주적 개헌의 최적기다. 국민과 국회, 정부 등 세 주체가 함께 개헌을 이뤄내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포괄적 개헌’은 ‘권력구조 개편’은 물론 ‘국민 기본권’을 강화하고 ‘분권이라는 시대정신’도 담아낸다는 뜻이다. ‘분권형 개헌’은 현재 총론에서 큰 이견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각론 즉,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자치조직권 등에 이르면 의견 차이가 난다. 실질적 지방 분권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는 2월 기초소위 개헌안 완성, 3월 국회 개헌안 발의, 5월 국회표결, 6월 지방선거와 개헌동시 투표실시 등의 순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국회를 행정수도로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행정수도에 국회를 이전하는 문제를 행정발전연구원에 의뢰했다. 추상적이 아닌 실제로 국회가 어느 정도까지 옮겨 갈 수 있는지, 2차로 심층적인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국회가 옮겨가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현재는 행정부가 국회에 오가는 비용이 발생했지만 반면 국회의원, 보좌진, 국회 사무처 직원들이 반복적으로 내려가야 된다. 비용부문도 만만치 않다. 국회 전체를 옮기려면 개헌을 해야 된다. 국회의 본질적인 기능은 서울에 두게끔 아예 법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원 등 여러 가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상대적으로 서울, 경기, 인천 의원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할 대목이다.”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지 2달 정도 됐다.
“현재 국회는 여소야대다. 이런 정치적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을 통한 협치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들은 각 당대로 자신의 뜻만 관철하려 한다면, 결국엔 구슬은 못 꿰고 실타래만 꼬일 것이다. 제대로 소통하고 협의를 이끌어내 협치를 이뤄내야 한다. 국민은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굉장히 중요하고 현실적인 과제다. 소통은 만남에서, 마주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믿는다. 국회사무총장으로서 필요하다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찾아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무총장이 되겠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보좌했는데.
“비서실장으로 정 의장을 보좌할 당시, 2016년 탄핵 국면에 접어들면서 김재수 농림수산부 장관 해임 건의안 때 여야 대치상태를 잘 마무리했다. 이어 12월 국회에서 아무 사고없이 탄핵이 가결됐다.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국회는 19대 동년대비 법안통과 건수가 74,1%(2598) 증가했다. 법안 통과율도 8% 늘어났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국회 사무총장으로서 ‘신뢰받는 국회상’을 구현할 계획이다. 우선, ‘불체포 특권남용 방지’와 ‘친인척 보좌관 채용 제한’, ‘묻지마 증인채택 방지’ 등 국회특권 내려놓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힘쓰겠다. 국민 목소리를 더 경청하고 반영하기 위해 소통창구는 더 크게 만들고 문턱은 더 낮추겠다. 현재 ‘국회 민원지원센터’와 ‘온라인 민원창구’를 통해 접수되고 있는 의견들은 국회 사무처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각 상임위별로 배분하여 ‘국민 요구와 제안으로 만들어지는 국민입법’을 실현하겠다. 그리고 입법 활동과 예산업무, 의원외교 등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회의원실 8급비서 신설이 안팎으로 논란이 많았다.
“당초 의원실 8급 보좌진 신설안은 국회사무처안은 아니었다. 일단 대량 실직 사태를 막기 위해 현재 인턴의 계약기간을 연장하고 시간을 갖고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제 인턴들의 입장은 8급이 신설되어도 인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리라는 보장도 없고, 오히려 7급으로 있는 운전직 비서들이 8급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많다고도 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이번에 새로 신설된 자리는 반드시 기존에 인턴 중에서 뽑도록 했다. 8급으로 할지 9급으로 할지는 의원실의 사정을 고려해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사무총장으로서 인턴을 비롯한 국회사무처 직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 기회를 더 늘리도록 하겠다는 것이 인적자원 운영의 기본 방향이다.”
―인천 출신으로 이 지역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해 예산안 반영을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교육예산으로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의 예산은 862억 원으로 확정됐다. 인천항 제1항로의 수심 확보사업 예산인데, 현재 12m로 돼있는 인천항 제1항로의 북측항로 수심을 14m로 낮추기 위해 준설이 필요하다. 이 준설예산 총 사업비(국비) 494억이 소요될 전망이다. 대한민국 관문 항구인 부산항과 인천항은 키워야 한다. 특히, 세계항만 물동량 증가율 1위인 인천항에 대한 투자는 국가적 이익이라 생각한다. 인천시민들의 주요 관심사는 서울지하철7호선 석남연장 사업예산이다. 이 사업은 ‘부평구청역~백마장사거리~석남동’을 잇는 사업인데, 2020년까지 3829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이번에 700억으로 증액됐다.”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새해 예산이 95일간 예산정국의 막후협상을 통해 법정 시한을 넘겨 처리됐다. 새 정부 인사청문회와 첫 국정감사까지 엮이면서 기한 내 처리가 더 어렵지 않았나 생각한다. 국회사무총장으로서 국민에게 짐이 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고자 한다. 특별히 덧붙이자면 인천시민께 많은 은혜를 입었다. 이에 보답하는 의미로 “사무총장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겠다.”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