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배’ 아픈 역사 함께 나누다
미얀마 국민배우 저뚜와 영화제 이원혁 이사장. 미얀마 독립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며.
한국과 미얀마는 ‘식민지배’라는 공통된 아픔을 지니고 있습니다. 독립시기 전후의 정치상황도 아주 비슷합니다. 그 역사적 사실을 담아낸 영화들이 오늘 미얀마 국민들에게 첫 선을 보였습니다. 일제에 저항한 의열단의 기록인 한국영화 ‘밀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실화를 영화화한 한국영화 ‘귀향’. 미얀마는 일본군 위안부가 2000명 이상 집중적으로 파견된 곳입니다. 미얀마인들도 위안부로 끌려갔습니다. 한편 영국과 일본 지배 하에서 미얀마 농민들의 저항적인 삶을 담아낸 미얀마 영화 ‘나바’ 등이 상영되었습니다.
한국의 한용운과 미얀마 우옥다마에 대한 비교연구의 시간.
영화 ‘나바’는 미얀마 국민배우 저뚜가 주연입니다. 그는 미얀마에선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 사람입니다. ‘빈자의 영웅’으로 막사이사이상도 받았습니다. 이 나라엔 가족이 죽으면 장례 치를 비용도 없는 빈곤층이 많습니다. 중한 병이 들어도 의료비가 없어 병원엘 가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는 18년간 15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무료 장례식을 치러주고 가난한 환자 10만여 명에게 의료비를 지원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그를 찾았고, 그는 빈자들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는 군부통치 시절 투옥된 경험도 있기에 이번 ‘독립영화’는 국민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번 영화제를 주최한 항일영상역사재단 이원혁 이사장과는 미얀마 독립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독립기념관처럼.
미얀마 영화 ‘나바’ 감독 킨서모(가운데)와 함께. 왼쪽은 영화제 이원혁 이사장이고 오른쪽은 미얀마 영문잡지의 한인 편집장.
한편 영화제 기간에는 양국의 저항 정신을 기리는 행사도 있었습니다. 한국의 만해 한용운과 미얀마 우옥다마에 대한 비교연구입니다. 두 사람은 똑같이 1879년생이고 불교사상과 행동으로 저항한 닮은꼴 인물입니다. 이들을 통해 역사적 공감대를 만드는 기획입니다. 상영된 베트남 독립영화 ‘예언’은 호찌민의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프랑스와의 투쟁 끝에 독립하는 과정을 담은 일대기입니다.
영화로 담은 ‘독립정신’. 양국 모두 그 정신을 다시 봐야 할 시기입니다. 민주화로 가는 미얀마 국민들에게도, 일본의 우경화를 지켜보는 한국 국민들에게도.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