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농장 개척…붉은 열매 알알이 ‘꿈’이 익어가요
커피수확의 계절. 붉은 커피 열매를 깨물어보다.
6세기경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된 커피. 짧은 역사지만 세계인을 사로잡은 커피는 가난한 고산지대에 내린 ‘하늘의 선물’이라고 합니다. 브라질, 콜롬비아의 틈바구니로 아시아의 베트남이 커피시장 2위로 진입하여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그래서 토양도 좋고 커피재배에 적합한 땅을 1억 평 이상 가진 미얀마는 ‘아시아의 마지막 히든카드’로 불립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산 커피재배에 도전하는 한국인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그 주인공은 샨 주 호코(Hohko) 마을에 커피농장을 연 김용한, 장민우 부부입니다. 커피브랜드 이름은 ‘수록커피’입니다.
미얀마 샨주의 유아앙 커피를 파는 전문점.
미얀마에는 잘 알려진 삔우린(Pyin Oo Lwin)과 나웅초(Naungcho), 짜욱메(Kyaukmae) 등의 지역에서 커피가 생산됩니다. 각 지역마다 맛이 다릅니다. 삔우린 지역의 커피는 맛이 강한 반면 나웅초 지역의 유아앙 커피는 부드럽고 고소해 이 나라 젊은 커피 마니아들이 즐겨 마십니다. 한국인이 세운 9만여 평의 커피농장은 나웅초에 있습니다. 이 부부는 한국에서 15여 년간 커피회사를 운영했습니다.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를 유통한 ‘아마레또’ 커피회사입니다. 농장 설립은 생두를 구입하기 위해 미얀마를 방문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은 고산지대에서 5년간 묵묵히 일군 농장입니다. 묘목장에서 커피 묘목을 키우고 트럭으로 농장에 옮겨 한그루씩 심는 작업을 끝없이 해내야 했습니다.
샨주 호코마을에 한국인이 세운 커피농장. ‘수록커피’의 산실이다.
12월은 커피의 계절입니다. 커피산지에서는 빨갛게 익어가는 커피열매를 따기 시작합니다. 호코농장에도 작년에 이어 커피를 수확합니다. 해가 갈수록 더 좋고 더 많은 열매가 매달릴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커피 수입량이 늘지만 재배할 토양이 없으므로 해외에서 그 길을 찾아야 합니다. 커피점만 늘어나서는 미래가 안보입니다. 유통, 재배 등 다양한 커피산업을 모색해야 합니다. 베트남에 이어 라오스에도 친환경 아라비카 커피에 도전한 한국인들이 있습니다. 열정과 땀 사이에서 꿈을 이루었습니다. 이제 미얀마에도 한국인의 꿈을 ‘수록’하는 커피가 생산되는 것입니다.
12월은 커피의 계절이다. 호코마을의 농장에서도 빨갛게 익어가는 커피열매를 수확하기 시작한다.
미얀마에는 커피 외에도 건강식품으로 인기 있는 삼채, 노니, 여주 등이 재배됩니다. 삼채는 일상적으로 먹는 국민채소입니다. 당뇨예방으로 우리가 많이 찾는 채소입니다. 노니는 미얀마 청정지역에서 나는 특산물 중의 하나입니다. 노화방지와 피부에 좋다고들 합니다. 여주는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입니다. 한국에는 귀하지만 미얀마에선 풍부한 식품들입니다. 이 식품들을 분말가루 형태로 가공하여 인기리에 수출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옥토 패밀리’입니다. 이렇게 가공하여 유통하는 회사 창업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유통과 재배. 미얀마 길거리, 수입산 커피믹스를 마시며 생각나는 단어들입니다. 우리나라 땅에서는 직접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가공기술이 뛰어나기에 다른 나라의 것을 가공하여 또 다른 나라에 유통해야 합니다. 농업기술이 뛰어나기에 다른 나라 땅에서 재배하여 또 다른 나라로 수출해야 합니다. 12월의 커피나무에는 알알이 붉은 열매가 수놓고 있습니다. 미래의 커피산업은 도전하는 나라, 실천하는 사람들의 열매가 될 것입니다.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