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천적을 쫓듯 찌르레기의 아름다운 군무
[일요신문] ‘신이시여, 정녕 제가 이 사진을 찍었단 말입니까.’
자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때로는 신비롭기 그지없다. 때문에 우연 또는 행운이 아니고서야 그 신비로운 순간을 포착하기란 사실 매우 어렵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해낸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독일 힐징엔의 사진작가인 다니엘 비버다. 4일 내내 북동부 스페인의 코스타 브라바에서 찌르레기 무리를 촬영하고 있었던 그는 어느 날 해질녘 놀라운 광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수백 혹은 수천 마리의 찌르레기들이 한데 모여 군무를 추기 시작하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거대한 새 모양을 이루고 있었던 것.
마치 사전에 연습이라도 한 듯 질서정연하게 춤을 추기 시작했던 찌르레기 무리들이 만든 이 형상은 마치 천적인 매나 독수리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 같았다. 이른바 “우리는 너보다 더 거대하다”라고 말하는 듯 보였던 것. 하지만 비버는 “처음에는 사진 촬영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미처 그 모양을 못 알아봤다. 나중에 컴퓨터로 사진을 확인하면서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출처 <데일리메일>.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