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 서서 바라보는 바다도 좋지만 해안쪽을 바라보기는 바다 위가 적격이다. 해질녘 석양을 뒤로 하고 바다 위에 떠서 해안을 바라보면 서귀포 70리의 아름다움은 한층 감동적이다.
그 노을에 취한 눈으로 동행자들을 바라볼 때 그 얼굴 또한 물빛처럼 빨갛다. 가슴마저 빨갛게 물들어간다.
지하1층, 지상2층으로 구성된 로맨틱 크루즈는 국내 최초로 특수설계된 해상 해저 동시 관람용 유람선이다. 물에 잠기는 하갑판 선체에 10개의 대형 수중창을 달아 물밑의 어류와 해조류를 직접 육안으로 볼 수 있으며 해저 20m 아래 모습까지 관람할 수 있다.
한국해양레저개발(주) 전경택 사장은 “스쿠버가 수중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직접 바다속에 들어가 촬영하는 해저의 모습을 선실 내에 설치된 16대의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준다”며 “계절마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해저 생태계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기잡는 할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 하여 할망바위라고도 불리는 외돌개, 형형색색의 주랑절리 등 신비한 바위 모양이 8번이나 바뀐다는 범섬, 홍산호초, 백산호초 등 각종 해초류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분포돼 스킨 스쿠버들에게 인기 높은 문섬, 국내에선 유일하게 내수면에서 바다로 직접 물이 쏟아져 내리는 정방폭포 등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이어지는 절경을 가슴 가득 담는 사이 어느덧 사랑도 무르익는다.
지난 8일 첫 출항 테이프를 끊은 로맨틱 크루즈는 특히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제주에 왔다면 꼭 보아야 할 곳이 하나 늘었다. 제주월드컵경기장. 서귀포시 해안가에 위치한 월드컵 경기장이 바다 위에선 한눈에 들어온다. 한라산에 많은 기생화산 ‘오름’의 움푹한 형태와 원시적 제주의 전통배 ‘테우’의 그물모양, 그리고 6대주를 의미하는 6개의 돛대를 본따 만든 경기장의 모습은 바다와 실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낭만적 외모를 지녔다. 서귀포항을 출발한 크루즈 유람선이 20분 만에 경기장 앞바다로 안내한다.
서귀포에 가면 대포해안의 주상절리대도 놓치지 말 것. 제주도 사람들은 지삿개 해안이라 부른다는 이곳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외지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다. 그러나 이제 제주도 여행자들이 가보고 싶은 곳 1순위로 꼽는 명소가 되었다. 일부러 매끈하게 깎은 돌기둥을 촘촘히 박아세우기라도 한 듯 놀라운 세련미까지 갖춘 이 검은 바위층에 부딪치며 포말을 만드는 파도를 바라보노라면 세상 모든 근심사도 시나브로 녹아버리는 듯하다.
▲타는 곳 : 서귀포항 유람선 선착장. 문의 한국해양레저개발 ☎064-732-1717, 02-707-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