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 경기력 한계, ‘각본 있는 드라마’ 스포츠 재미 반감…‘롱런’ 여부 글쎄~
# 스타의 도전, 생활체육 전파한다
지난 11월 방송을 시작한 KBS 2TV ‘발레교습소 백조클럽’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발레가 주종목이다. 배우 박주미, 오윤아, 김성은, 왕지원, 성소 등이 출연해 발레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KBS 2TV ‘발레교습소 백조클럽’ 홈페이지
실제로 발레리나 출신인 왕지원은 남다른 자태를 뽐내고 박주미, 오윤아, 김성은 등은 ‘엄마’의 아름다운 도전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근 방송에서는 공연 ‘호두까기인형’ 무대에 서기 위해 실제 오디션을 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대다수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발레를 통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그들의 도전이 잔잔한 감동을 줬다.
MBC 스포츠플러스는 지난 9일 당구 예능 ‘7전8큐’를 시작했다. 당구가 생소한 8명의 미녀가 당구를 배워가는 과정을 담았다. 가수 조정민 모니카 키썸을 비롯해 강소연, 신수지, 양정원 등이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당구에 몰두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TV조선은 2월 방송을 목표로 볼링 예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프로 볼러 테스트에 도전했던 실력파인 FT아일랜드 이홍기를 비롯해 다양한 연예인들이 참여한다. 출연진이 볼링을 배우고 경기를 치른다.
아이돌이 대거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는 MBC ‘설특집 2018 아이돌 육상·볼링·양궁·리듬체조·에어로빅 선수권대회’(2018 아육대)도 15일 열린다. 방송인 전현무와 슈퍼주니어 이특, 에이핑크 보미가 진행을 맡고 보이그룹 엑소, 워너원, 세븐틴, 뉴이스트W, 빅스와 걸그룹 트와이스, 레드벨벳, 여자친구 등 내로라하는 이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런 예능들은 최근 생활체육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 분위기가 맞물려 앞다퉈 제작되고 있다. ‘스포츠=선수들의 경쟁’이라는 편견 넘어 건강과 재미를 위해 모두가 함께 즐기는 운동이라는 개념을 확산시키는 동시에 대중에게 인기가 높은 연예인들을 등장시켜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사진 출처 = 강소연 인스타그램
# 동계스포츠에 주목하라
2월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 또한 증폭되고 있다. 피겨퀸 김연아가 현역에서 은퇴해 아쉬움이 크지만 스켈레톤의 윤성빈이 세계 정상급 활약을 보이고 있고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트 등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여전히 기대감이 높다.
이에 발맞춰 유맥스 채널에서는 ‘박성광 오나미의 유별난 동계스포츠’를 통해 다양한 동계스포츠를 소개하고 있다. 하계스포츠에 비해 생소하고 규칙 등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동계스포츠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개그맨들이 출연해 알파인스키, 컬링, 쇼트트랙 등의 경기규칙과 동작 등을 세세하게 설명해준다.
보이그룹 JBJ는 웹 예능 ‘럭키하키’를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JBJ 멤버들이 아이스하키를 배우며 직접 경기를 치르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박진감 넘치는 아이스하키에 도전하는 모습은 일찍부터 10대 팬들의 관심을 모으며 동계올림픽 열기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특집 코너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상파 예능국 PD는 “올림픽이 끝난 후에는 메달을 딴 선수들이 스타덤에 오르며 그들을 섭외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올림픽 전에는 선수들이 연습 외에는 다른 곳에 눈 돌리기 어렵지만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향후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재차 주목받으며 동계스포츠를 알리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웹 예능 ‘럭키하키’ 홈페이지
# 스포츠 예능, 과연 통할까?
스포츠 예능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동안 큰 성공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이 3년 넘게 방송되며 장수했지만 ‘대박 예능’으로 분류하긴 어렵다.
대다수 스포츠 예능은 단발성으로 그치기 십상이다. 같은 종목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 시청자들이 쉽게 싫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 선수들의 경기를 좋아하는 스포츠팬들에게 예능에서 연예인들이 보여주는 실력과 경기력은 다소 시시할 수 있다. 프로 선수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도록 연예인들이 프로그램에 ‘올인’하기도 어렵고, 실제 프로 선수들이 생업을 뒤로하고 예능에 전념하길 바라는 것도 무리다. MBC ‘아육대’가 명절 때만 특집 형식으로 방송되는 이유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스포츠가 즐거운 이유는 ‘각본 없는 드라마’이기 때문인데 스포츠를 다룬 드라마나 예능은 일정 부분 각본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스포츠를 즐기는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나 설정이 갖춰져야 스포츠 예능이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