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귀래식물원에 야생화가 만발했다. 94년부터 수필가 박 수주씨가 직접 구해와 가꾼 꽃들이다. | ||
[산귀래 식물원 / 경기도 양평]
양수리 카페촌 근처이면서도 산귀래식물원(031-773-8638, 경기 양평군 양서면 목왕리, www.sangwirae.co. kr)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이 두려운지 시골 첩첩한 구석으로 들어가 있다. 워낙 후미진 곳에 자리잡고 있어 일대를 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특별한 정보를 얻지 않으면 찾지 못할 정도다.
한적한 시골길. 목가적인 풍광을 음미하면서 달려가는 길이지만 초보자들은 제대로 찾아오고 있는지를 의심할 정도로 주변은 밋밋하다. 어느 지점에서 산귀래 알림 팻말이 나타나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된다.
가파른 능선 위에 조성된 식물원. 언덕받이에는 건물 한 동과 오막집처럼 정겨운 별관이 두어 곳. 그 주변에 각양각색의 꽃들이 아기자기하게 피어나 눈부시다.
마치 등산을 해야 할 정도로 가파른 산 능선 때문에 야생 들꽃들의 꽃자리가 자연스럽다. 이용객들이 차를 마시고 피자나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건물이 있다. 그 외에는 전시관이나 휴식공간으로 이용한다.
산귀래는 수필가인 박수주씨가 지난 94년부터 2만2천여 평 부지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조성한 개인 식물원이다. 해마다 5월 개장 즈음에 이르면 분주하기 이를데 없다. 먼지가 쌓인 건물 청소부터 꽃을 피워내기 위해 심어야 하는 꽃들.
관람객들은 그저 아름다운 꽃만을 보지만 그 뒤켠에는 박 원장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땀과 열정이 쌓여있다. 말이 없는 식물이라도 가꾸지 않으면 제대로 된 모습을 피워내지 못한다는 것은 기본상식.
그렇게 한해 한해 가꿔놓은 꽃들의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서양꽃처럼 화사하지만은 않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기꺼이 회원(연회비 3만원)이 되어서 특별한 애정을 나눠준다.
4월부터 시작한 꽃들이 처녀치마 너도바람꽃 둥글레 괭이눈 하늘매발톱 금창초 흰매발톱 앵초 황매화 양지꽃 등심붓꽃 솜대 윤판나물 여름구절초 할미꽃 만첩 천남성 개불알꽃 동의나물 등등 차례로 피고 지기를 여러 번.
11월까지 국화 바위솔 한라구절초 용담 등의 가을꽃이 화려한 막을 내리고 나면 식물원도 동면에 들어간다. 이곳은 지역적으로 타지보다 2~3도 정도 기온이 낮은 지역. 그래서 꽃이 피지 않은 겨울철에는 아예 문을 닫는다.
▲ 산귀래식물원에서는 1년에 네 차례 정도 들꽃행사를 연 다. 2~3분 거리의 민박동엔 자그마한 갤러리와 도자공방 이 있다. | ||
따로 민박동이 마련되어 있다. 식물원에서 2~3분 거리다. 이곳에는 자그마한 갤러리, 도자공방도 있다. 들꽃은 늘 소담스럽고 소박하다. 그래서 화려하지는 않다. 한송이 꽃이라도 사랑할 수 있는 법을 배워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연 학습장이다.
▲대중교통:청량리에서 좌석 2000번 이용. 덕소-양수리 하차. 또는 166-2, 8번 시내버스 이용. 양수리에서 하루 4차례 운행되는 3, 4번 버스 이용.
▲자가운전:미사리에서 팔당대교 넘어 6번 국도를 타고 양수리 도착. 양수리에서 그린힐호텔 못미쳐 목왕리 157번 지방도로(2차선)로 좌회전한다. 그 길을 따라 계속 직진. 양수역을 지나 중앙선 철도 아래 굴다리로 직진 한참을 가다보면 한음 이덕형 묘소, 정석아카데미표지판이 나오고 이를 지나 계속 직진하면 양수리 수양관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서 우회전한다. 언덕길을 더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식물원이 나타난다.
▲별미 & 숙박:중미산쪽으로 가면 만날 수 있는 외딴 전원카페가 ‘시골여행’(031-774-3213)이다.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맛깔스럽다. 오리한방백숙, 바비큐 파티, 간장게장 정식 등이 한결 같이 일미. 여러 가지 소품과 수석들이 장식돼 있다. 집앞 채마밭에 방울토마토, 고추, 상추 등 야채가 탐스럽다. 단체 민박 가능. 중미산천문대(031-771-0306)에서 별자리를 구경할 수 있다.
[한국자생식물원 / 강원도 평창]
오대산 노인봉(1,338m) 남쪽 기슭에 터를 잡은 한국자생식물원(033-332-7069,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비안골’이라 불리는 3만 평쯤의 널찍한 터에 4백여 종의 식물과 70여 종 희귀식물과 멸종위기 식물들이 오대산의 맑은 이슬을 받으며 자라나고 있다.
자생식물원에는 우리꽃과 풀 1천여 종이 자라고 있다. 맑은 실개천이 졸졸 흐르는 야외식물원에 약용 식용 원예식물 4백여 종, 희귀식물과 멸종위기식물 70여 종, 한국 특산식물 2백여 종이 자태를 뽐낸다. 특히 세계의 개불알꽃 24종이 망라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탐방로를 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못을 만들어 수생, 습지식물이 자라게 했고, 자연스럽게 산으로도 꽃길을 냈다. 한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산행 수준이다.
1백50평 규모의 실내 유리온실은 식물원에 있는 모든 종의 꽃을 한 곳에 전시한 분경, 분화관, 우리꽃으로 꾸민 작은 정원들을 모아둔 조경소재관 등으로 나뉘어 있다.
주인 김창렬씨는 지난 84년부터 이곳에다 자생식물들을 가꿔오다 몇해전부터 일반인들에게 개방했다. 그의 꿈은 한국자생식물원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식물원으로 가꾸는 것.
식물원은 4~10월은 연중무휴로 문을 열지만 서리가 내리고 꽃이 지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휴관한다. 입장료는 3천원이며 야생화분 하나를 얻을 수 있다.
▲대중교통:상봉터미널에서 진부행 버스 이용. 진부에서 오대산국립공원. 국립공원 입구에 식물원 팻말이 있다.
▲자가운전: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을 빠져나와 주문진 방면으로 좌회전. 6번 국도 타고 월정사 방향으로 8km를 더 가면 진고개방향 우회전 길목 바로 전에 식물원 팻말이 보인다. 팻말 따라 1.7km 들어가면 된다.
▲별미 & 숙박:오대산 월정지구에는 소문난 산채집이 여럿 있다. 동대산식당(033-332-6910) 비로봉식당(033-332-6597) 가마솥식당(033-333-5355)등을 꼽을 수 있다. 숙박할 곳은 오대산호텔(033-330-5000)의 시설이 가장 빼어나다. 상원사 가는 길에 오대산장(332-6818, 1백50명 수용)이 있다.
▲주변볼거리:오대산국립공원 내에 천년고찰인 월정사와 상원사가 있다. 진고개를 넘어가면 송천약수, 송천계곡, 소금강 계곡과 연결되고 주문진-연곡 바다로 이어진다.
▲ 오대산 기슭의 자생식물원(위)과 향기가 있는 테마가든 상수허브랜드. | ||
독특한 향기를 가진 허브. 국내에도 대형 허브농장이 이미 여럿이다. 상수허브랜드(043-277-6633, 충북 청원군 부용면 외천리 www.herbland. co.kr)는 1만3천 평 규모의 농원에 5백여 종 허브가 자라고 있다. 길게 늘어진 큰 건물은 미로처럼 이어지는 전시장이다.
허브는 잎이나 줄기, 뿌리를 먹을 수도 있고 약으로 쓰거나 향기나 향미에 이용되는 식물이다. 인삼 창포 깻잎 마늘 양파 등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야채와 한약재들도 허브의 일종이다. 전세계적으로 2천5백여 종이 있는데 국내에는 5백여 종이 소개되어 있다. 요즘은 요리 미용 아트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70년대 씨없는 수박의 대량생산에 성공했다는 이상수 원장이 지난 88년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허브식물을 모아 93년에 문 열었다.
관람은 입구 계단을 따라 농장으로 이어지면서 시작된다. 유리온실과 야외정원으로 나뉘어져 온실 속에는 허브 향이 가득하다. 허브마다 이름표를 달아놓았다.
온실 한켠에는 라벤더실, 로즈마리실, 타임실, 커리프랜트실 등 13개의 전문 향기실을 별도로 만들어 허브차를 마시며 꽃과 향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예쁜 토기에 담긴 허브는 1천∼5천원씩 판매된다.
야외정원은 색채와 향기를 고려해 테마가든으로 꾸몄다. 크고 작은 바위틈까지 허브가 심어져 있다. 허브를 이용한 갖가지 생활용품도 생산 판매한다. 허브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도 있다. 5월 축제때보다는 개화기가 몰려 있는 6월쯤이 더 괜찮다.
▲허브레스토랑:허브순이 비빔밥(6천원), 허브숯불바비큐(9천원), 모듬스테이크(1만5천원)
▲자가운전:경부고속도로 청원IC-곧바로 17번 국도 타고 신탄진 방면으로 좌회전-오른편 주유소 못미쳐 농원 입구 도로로 진입.
글·사진=이혜숙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