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임금삭감,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상경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 등에 따르면 오는 24일 광주·곡성·평택공장 노조원들이 채권단과 사측의 ‘자구안 동의서 제출’에 맞서 대대적인 ‘상경 총파업’에 나선다.
노조는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오전 작업조를 시작으로 24시간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총 파업에는 광주공장 2000여 명, 곡성공장 1900여 명, 평택공장 150여 명 등 총 4000여 명의 금호타이어 노조 조합원 전체가 참여한다.
노조 측은 “근로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자구계획안 동의에 반대해 24일 전체 조합원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구조조정 저지를 위해 집회를 연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오는 26일로 예정된 1조 3000억 원 규모의 금호타이어 차입금 만기 상환을 조건부로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는 당장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혹은 초단기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 등 고강도 구조조정은 면하게 됐다.
하지만 노조는 채권단이 채권 만기연장 조건으로 ‘2월 말까지 경영정상화 계획 실행을 위한 노사동의서 체결’을 요구한데 대해,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채무연장만을 위한 협약 체결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실 중국공장 처리와 3조 9000억 원에 달하는 부채해결이 선행되지 않은 채 자구안 협약은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노조에 경영개선 절차기간 내 ‘임금동결, 임금체계 조정, 임금피크제 시행’ 등이 포함된 자구안을 제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대립 중이다.
오는 24일 총파업이 이뤄지면 타이어 생산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측은 “채권단 양보로 어렵게 주어진 1개월이라는 시간을 노사가 갈등과 반목으로 허비한다면 금호타이어 생존과 지역경제의 미래, 구성원들의 고용안정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노조가 예정된 전면파업을 철회하고, 집중교섭을 통해 회사를 우선 살리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 수준과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명한 결단을 내려주길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