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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게 물든 단풍그늘 아래 자리한 숙소. 코끝으로 느껴지는 가을의 향기를 가까이에서 음미할 수 있다. | ||
서울에서 출발해 막히지만 않는다면 1시간 거리로 충분한 이곳은 아담하고 소박하면서 풍요로워 보인다. 너리굴이란 비봉산 골짜기 넓은 골(谷)을 일컫는 옛말이다. 백두산 천지에서 발원한 백두대간이 차령을 향해 힘차게 굽이치다 한남정맥의 끝자락인 비봉산 등성이에 이르러 너르디 너른 품새를 펼쳤는데, 이 골짜기를 두고 ‘너리굴’이라 이름한 것이다.
자연, 문화, 체험, 예술과 그 밖의 놀이영역으로 나누어 다양한 프로그램과 볼거리가 상시 운영되고 있는 너리굴은 1박2일의 가족나들이 일정을 잡기에도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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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너리굴 아트숍 내부. 수공예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가운데)금속공방에선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직접 만든다.(아래)나무 테라스와 계단이 이국적인 너리굴미술관 옆 숙소.이곳에서 보내는 가족과의 하룻밤은 추억만들기에 제격이다. | ||
‘어린 시절을 자연 속에서 보내지 않고는 시인(詩人)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시인은 반드시 시를 쓰는 작가만을 뜻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을 포함해 작은 곤충, 풀잎 하나까지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고 사랑할 줄 아는 심성(詩心)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 말이 아니겠는가.
문화마을 안에 목장도 있다.
안성에는 유난히 목장이 많지만 ‘엄마목장’은 특히나 유명하다. 울창한 비봉산 나무숲 속 4만여 평에 방목된 사슴들이 넓고 푸른 초원을 뛰어다니며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의 피로를 달래준다.
길을 걷다가 수풀 사이에서 기척이 느껴져 돌아다보면 풀을 뜯고 있는 토끼의 눈과 마주치기도 하고 커다란 거위가 앞장을 선 뒤를 종종걸음으로 따르는 오리 떼가 발길을 막아서기도 한다.
[문화] 자연과 일체된 야외 전시
정문에서 곧바로 보이는 너리굴 미술관은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들은 너리굴 주위에 각기 작업장을 갖고 너리굴 야외 곳곳에 작품을 전시해두기도 한다. 따로 구획된 공간 없이 너리굴 전체를 거대한 조각공원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붕을 타고 오르는 설치작품이 시선을 끄는가 하면 수영장 물속에조차 서양화가의 그림이 들어있어 마음까지 일렁이게 한다.
미술관 뒤쪽으로는 야외무대가 설치돼 있다. 일년에 수차례 야외공연이 펼쳐질 때마다 주무대로 쓰인다. 비탈진 기슭을 그대로 두고 기둥을 세워 건물을 지었기 때문에 너른 잔디밭이 약 3천5백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객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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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을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으로 만족스럽지 않다면 곳곳에 작가들이 운영하는 예술 공방을 찾아가면 된다. 금속공예, 조각공예, 과학, 전통문화, 도자기 공예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체험 프로그램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트숍 위쪽에 있는 금속공방은 은선, 동선 등의 여러가지 재료를 이용해 생활소품들을 직접 만드는 곳이다. 금속선을 이용해 뼈대를 붙이고 풀 먹인 한지를 붙여만드는 전등갓, 집게와 모루를 사용해 구부리고 두드려서 만드는 열쇠고리 등 자기 손으로 만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특별함과 귀중한 체험의 순간으로 남는 곳이다.
조소공방은 금속공방 위쪽 숙소를 지나는 곳에 있다. 컬러 양초에서부터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흥미를 느끼는 종이접기, 석고를 이용해 사람의 신체부위 일부를 뜨는 신체 캐스팅까지 배워볼 수 있다.
정문 주차장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도자공방은 도자기를 직접 빚고 색을 입혀 구우면서 배우는 체험 프로그램. 벌써 이곳을 다녀간 아이들의 작품이 초벌구이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작품을 만들고 이곳에서 하룻밤을 머문다 해도 다음날 바로 가져가기가 힘들기 때문에 다시 한번 방문하여 가져가거나 택배로 배달을 받아야 한다.
[숙식] 가족과의 하룻밤 낭만적
출출하다면 간단한 스낵을 판매하는 고메와 호박넝쿨 식당, 그리고 입구 쪽 양식당 에뜨알에서 잘 차려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한가운데 커다란 나무 기둥에 세워져 있는 팔각 정자형 찻집 고메는 밖에서 보는 모습도 예쁘지만 안으로 들어가 통유리로 보여지는 바깥 풍경이 더욱 아름답다.
너리굴 문화마을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객실은 대부분 욕실을 갖추고 있다. 4인실부터 8인실 15인실까지 다양하다. 가족단위 객실은 너리굴미술관 바로 옆 3층의 목조건물로 나무 테라스와 계단이 이국적이다.
▲문의 관리사무실: 031-675-2171, www.culture21.co.kr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안성 IC에서 시내방향 38번 국도∼중앙대 안성캠퍼스∼대덕삼거리 직진∼대덕터널, 비봉터널을 차례로 지나 비봉터널 지나자마자 안성시청 용인 원삼 방면 387번 지방도로∼고가도로 우측에서 좌회전∼용인, 원삼 방면으로 직진하면 엄마목장(너리굴 문화마을) 입간판.
대중교통은 안성까지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이용, 원삼행 버스를 타고 가다가 엄마목장(너리굴 문화마을) 입구 하차. 걸어 들어가거나 택시를 이용하면 15분 정도 소요. 10인 이상 단체는 문화마을 셔틀버스 이용 가능.
이유미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