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수상자 반트호프 이론이 세포 내 화학 반응에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 입증
프로모터 세기 변화에 따른 mRNA의 농도 요동 실험 결과 해석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중앙대 성재영 교수 연구진이 세포 내에서 생성되고 소멸되는 분자들의 농도 요동을 지배하는 법칙인 ‘화학요동법칙‘을 발견해 생명현상의 신비를 근본적으로 이해하는데 한걸음 다가섰다.
한국연구재단은 중앙대 성재영, 윤상운, 김지현 교수와 토론토대 필립 김 교수가 공동연구를 통해 세포 내에서 생성되고 소멸되는 분자들의 농도 요동을 지배하는 법칙인 ‘화학요동법칙‘을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생명체가 어떻게 무질서한 화학반응과정들로부터 생명기능 개발과 유지에 필요한 질서를 구현하는지는 자연과학분야의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이다.
세포의 유전자 발현 조절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급증했지만 유전자 발현과정을 구성하는 화학반응 속도를 정확하게 기술하는 모델이나 이론이 없어 이 실험 결과들을 정량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현재 시스템 생물학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이론은 194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던 파울리가 개발한 마스터 방정식 접근법을 화학반응과정에 적용한 것인데, 이 접근법은 1901년 첫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반트호프가 제안한 화학반응속도론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세포 내 화학반응이 아닌 경우에도 분자 생성과 소멸과정의 속도를 간단한 속도상수개념에 기초해 설명할 수 없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고, 이런 경우 기존 화학반응 속도이론이나 마스터 방정식으로는 기술이 불가능하다.
유전자 발현과정을 구성하는 화학반응과정들이 기존 모델이나 이론들이 가정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확률과정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무리 복잡한 확률과정을 거쳐 생성 및 소멸되는 분자들에 대해서도 그 농도의 요동이 따르게 되는 ‘화학요동법칙’을 수학적 연역을 통해 최초로 발견했다.
이 결과를 유전자 발현과정에 적용하여 유전자가 같은 세포들의 mRNA 및 단백질 개수 조절 능력이 유전자 종류나 화학적 환경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정도를 측정한 다양한 실험 결과들을 일관되게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과정에 대한 새로운 물리화학적 모델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백년 간 널리 받아들여진 반트호프의 화학반응속도론과 파울리의 마스터 방정식 접근법의 기본 가정들이 세포 내 화학 반응에 대해서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화학요동법칙을 사용해 세포 내 mRNA 소멸과정 기작에 따라 세포의 mRNA 농도 조절 능력이 변화하는 것을 예측하고, 이 예측이 정확한 전산모사결과와 일치함도 보여줬다. 살아있는 세포 실험 결과에 대한 이와 같은 정량적 설명과 예측은 과학사상 전례가 없는 성과다.
중앙대 성재영 교수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성과는 순수이론 논문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네이쳐 저널 그룹의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19일 게재됐다. (논문명 : The Chemical Fluctuation Theorem governing gene ex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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