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종점이 있는 마을 광릉내의 행정구역상 이름은 진접읍 부평리다. 광릉에서 내려온 냇물이 마을 앞으로 지난다 해서 ‘광릉내’ 또는 ‘광천’이라 불린다.
광릉에는 수목원만 있다는 편견을 버리자. 가수 조용필이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도 유명한 봉선사와 전나무 숲길을 거쳐 이어진 광릉, 그리고 수목원을 지나 카페마을로 알려진 고모리 문화의 거리까지 광릉숲은 볼거리 보물로 가득하다.
광릉내 종점에서 내리더라도 일단 봉선사까지는 21번 의정부 시내버스를 이용하자. 마을을 벗어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고 봉선사 가는 좁은 도로(314번 지방도)를 차들이 빠르게 달려 위험하기 때문이다.
21번 버스는 5분도 채 안되어 봉선사 입구에 도착한다. 안내판을 따라 2백m 올라가면 보운당 부도와 운허스님 부도, 그리고 한때 이 절에 머물며 글을 썼다는 춘원 이광수의 기념비가 눈에 띈다.
5백 년 된 느티나무가 떡 하니 입구를 지키고 있는데, 조선 세조의 능인 광릉을 관리하고 추모하기 위해 예종이 세운 절이다. 한글로 ‘큰법당’이라 쓴 대웅전 현판이 흥미롭다.
광릉(사적 제197호)은 천연기념물인 크낙새 서식지로 유명한 곳이다. 능으로 오르는 3백50m 숲 터널에서 운 좋으면 크낙새 소리도 들을 수 있다는 말에 귀기울여 보았다. 산책로의 끝에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의 능이 있다. 거대한 능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능역은 진입금지 구역. 식수대와 나무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광릉에서 수목원까지는 7백m. 이 길 가운데에서 남양주시는 끝나고 포천시가 시작된다.
수목원에 들어가보겠다면 반드시 5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공휴일에는 열지 않는다. 10여 개 전문 수목원과 육림호 등을 둘러보는 데 2~3시간 정도면 충분하고 곳곳에 의자와 휴게소 등이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수목원을 마지막으로 숲의 향에 맘껏 취해 보았다면 어둑어둑해질 무렵 고모리의 카페마을에 들러보자. 수목원 앞 정류소에서 30분에 한 대씩 오는 의정부행 21번 버스를 다시 탄다. 버스로는 5분 거리지만 자연 탐사에 다소 지친 몸을 이끌고 도보로 가기엔 좀 무리다.
4번째 정류소인 직동리에서 내리면 ‘광릉숲 문화의 거리’ 간판이 보인다. 간판을 끼고 오른쪽으로 10여 분 걸어가면 연극이나 각종 이벤트가 준비된 예쁜 레스토랑이나 갤러리를 겸한 카페 등이 나타난다. 언덕배기를 중심으로 직동리와 고모리가 나뉘는데 이렇게 고모리 저수지까지 약 30개의 문화 카페나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
카페마을의 상인들이 광릉숲을 보전해 가며 생태 문화의 거리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IMF 이후 문화적 요소는 많이 줄고 단순히 먹자골목이 되어버린 듯한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하루 나들이를 여유롭게 마무리하는 데엔 마침 좋은 곳이다. 다시 광릉내 종점으로 나오려면 직동리 삼거리로 돌아 나와 반대편에서 21번 버스를 타면 된다. 밤 10시쯤 막차가 있고 광릉내 종점까지 10분 남짓이면 도착한다.
종점 따라잡기 - 광릉내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 좌석버스 707(경동시장) / 일반버스 7, 7-5, 7-8(경동시장), 78(동서울터미널), 21(의정부) / 마을버스 7(일동/현리), 7-1(도농동), 7-2(교문), 7-3(석계역), 7-4(웃고재), 7-7(평내)
▲ 주요 포인트: 봉선사, 광릉, 광릉수목원, 문화의 거리(고모리 카페마을)
▶광릉수목원(031-540-1114): 토-일-공휴일 휴관. 방문 5일 전 예약 필수. 입장료 1천원(청소년 및 군인 7백원, 7세 이하 5백원)
▶광릉(031-527-7105): 월요일 정기휴일. 관람시간 하절기 오전 9시~오후 6시30분. 입장료 500원(청소년 300원, 노인과 18세 이하 무료)
▶봉선사:(종무소 031-527-1951)
▶광릉분재예술공원(031-542-5755): 분재 전시회(4월 중) 철쭉제(5월20일~6월20일)
▶고모리 카페마을 홈페이지 www.igomo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