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란 물감을 뿌린 듯한 영산강 유채꽃(위쪽). 옛 나주 관아의 안채. 오백 년 넘은 팽나무가 운치있게 뻗어 있다. | ||
호남지역을 관통하여 흐르는 영산강은 나주에 이르러서야 그 비옥함과 광활함을 드러낸다. 영산포에 들어서면 흰 배꽃의 추억을 잊을 만큼 강렬한 유채꽃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샛노란 물감을 얼마나 뿌려야 유채의 색을 닮을 수 있을까. 뛰어 다니는 아이의 얼굴처럼 순진하고 참한 얼굴이 유채꽃이다. 꼬마의 뜀박질 같은 씩씩한 건강함이 유채꽃이다.
1m를 훌쩍 넘긴다는 유채꽃은 이제 종아리까지 자라있다. 4월 말이면 어린아이의 키를 훌쩍 넘길 것이고 강변에는 더 많은 가족들이 소풍을 나온다. 지금처럼 총총걸음 하는 아이의 손과 수줍은 연인의 손이 앞을 다투며 걸어갈 것이다.
2. 천년고도 나주읍성
백제 이전부터 큰 도읍이었던 나주는 천 년 동안이나 나주 목사(牧使)가 재임했던 ‘목사골’의 흔적을 가장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조선시대 객사였던 금성관과 정수루, 목사내아, 나주 향교 등이 남아 있다. 최근 복원중인 금성관, 나주관아의 정문인 정수루(正綏樓)를 통과하면, 오백 살 넘은 팽나무가 운치 있게 뻗어 있는 내아(內衙), 그 소박한 살림집에 들어서게 된다. 또 나주의 대표적인 문화재로 알려진 나주향교는 규모도 규모거니와 보물 제394호로 지정된 대성전 건물의 위용에 놀라게 된다. 내아에 상주하는 문화 해설사를 통해 친근하고 유익한 역사 이야기를 들어도 좋겠다. 그 밖에도 읍성권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진솔한 골목 풍경을 만날 수 있다.
▲ 백제 이전부터 큰 도읍이었던 나주는 옛 전통의 흔적이 곳곳에 즐비하다. 위쪽부터 정수루, 고분 유적, 향교. | ||
최근 TV 등의 역사 관련 프로그램에서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 나주의 고분유적이다. 황토빛 반남고분군은 고대 마한의 실체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유적지로 알려져 있다. 수없이 솟아 있는 각양 각색의 무덤들 앞에 서면 시간 여행을 온 것만 같다. 대안리 신촌리 덕산리 일대에 흩어진 32기의 고분은 대형옹관(항아리관)을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었고 이는 고대사회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고분유적을 찾아가는 길에는 정관채 염색 체험장이나 미천서원 등이 있다.
4. 호수-산-불교유적권
나주에는 ‘춘불회추백양’이라는 말이 있다. 봄에는 나주 불회사가 아름답고, 가을에는 장성 백양사가 아름답다는 뜻이다. 나주에서 드라이브 정취를 느끼기 가장 좋은 곳이 신록이 가득한 나주호 주변이다. 특히 백제 최초의 절인 불회사는 고창 선운사와 흡사한 끌림이 있다. 정갈한 연꽃 속에 고요히 들어앉은 형국의 불회사. 처음엔 사찰 초입에 마주보고 있는 돌장승(중요민속자료)의 순박함과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의 아름다움에 매료되기 쉽다. 하지만 불회사를 마음에 품는 까닭의 대부분은 대웅전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동백숲과 비자나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