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에 요구르트? 유산균 기능 방해…참깨는 그때그때 갈아 먹는 것 강추
낫토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뜨끈뜨끈한 밥에 얹어 먹는 건 ‘비추’다.
# 낫토
낫토는 대표적인 장수식품으로 꼽힌다. 흔히 낫토를 뜨끈뜨끈한 밥에 얹어 먹곤 하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낫토에 존재하는 ‘나토키나제’라는 효소가 열에 약하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나토키나제는 50℃ 이상의 온도에서 활성이 둔화되며 70℃에서는 거의 기능을 상실한다. 따라서 혈관계 질병 예방을 위해서라면 낫토와 뜨거운 밥은 같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밥의 온도는 40~48℃가 적당하다. 낫토의 효소가 죽지 않으면서도 밥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덧붙여 냉장고에서 낫토를 바로 꺼내 먹는 것도 추천하지 않는다. 낫토균은 상온에서 증식하는 성질이 있다. 냉장고에서 꺼낸 뒤 상온에서 20분 정도 두는 것. 낫토를 보다 효율적으로 섭취하는 요령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나토키나제는 잠자는 동안 흡수가 잘 된다. 아침보다는 저녁으로 낫토를 먹는 것이 건강에 훨씬 좋다.
# 요구르트
요구르트는 장내 유해균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유산균이 풍부하다. 다만 요구르트도 먹는 요령이 있다. 바쁜 아침 건강을 위해 요구르트라도 꼭 챙겨먹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빈속에 요구르트를 섭취하면 효과가 반감된다. 공복 시 대량으로 분비되는 위산이 문제다. 위산은 비피더스균과 유산균의 기능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요구르트는 식후 위의 산도가 낮을 때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영양사 이가라시 유카리는 “요구르트를 먹을 때 온도도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구르트에는 칼슘이 풍부한데, “너무 차갑게 먹으면 칼슘의 흡수율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요구르트를 먹어야 이상적”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큰 요구르트 팩을 사서 조금씩 나눠 먹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것도 NG 행동이다. 비피더스균은 공기에 닿으면 죽기 때문에 적당량으로 나눠진 요구르트를 사는 게 바람직하다.
# 참깨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참깨 속 영양분은 갈아 먹어야 체내 흡수가 빠르다. 그냥 먹으면 껍질이 소화되지 않아 몸 밖으로 그대로 배출되고 만다. 그렇다고 미리 으깨놓은 통깨가 좋으냐하면 그렇지도 않다. 갈아놓은 깨는 쉽게 산화되어 효과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조금 귀찮더라도 먹기 직전에 깨를 갈아 먹는 것이 정답이다.
참깨에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세사민과 세사몰린, 세사미놀 등 영양분이 풍부하다. 이들은 세포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건강 장수하려면 식사 직전, 깨를 가는 수고로움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
# 소등심
붉은 육류의 경우 바싹 익혀먹는 ‘웰던’보다 ‘미디움웰던’을 추천한다. 소등심에는 비타민 B1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너무 익히면 단백질이 변성되어 소화 흡수가 더뎌진다. 겉면은 강한 불로 바싹 익히고, 안쪽은 여열로 익히는 것이 비타민 B1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이다.
반면 꽁치, 전갱이, 정어리 같은 등푸른 생선은 가열 조리하는 것보다 날것으로 먹는 편이 건강 효과가 기대된다. 왜냐하면 등푸른 생선에 함유된 ‘오메가 3지방산’은 열에 약해 가열 시 산화되기 때문이다. 물론 날로 먹을 경우 ‘신선한 횟감’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른다.
# 우엉·감자
채소도 올바르게 먹는 법이 존재한다. 흔히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채소 껍질을 벗기지 않는다든지 씻은 후 자르는 방법을 사용하곤 한다. 또 가급적 손을 덜 대는 조리법을 택한다. 대표적인 예가 우엉이다. 우엉에는 지방분해를 돕고 당뇨병을 예방하는 ‘클로로겐산’이 많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이 성분은 물에 녹아 빠져나가기 쉬우므로 오래 담가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덧붙여 우엉의 껍질 쪽에 영양분이 더 많기 때문에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친숙한 식재료 감자도 마찬가지다. 감자요리를 할 때 껍질을 벗기고 삶는다면 NG. 감자에는 감기 예방에 좋은 비타민 C가 듬뿍 들어 있다. 그런데 만일 껍질을 벗기고 삶으면, 수용성인 비타민 C가 빠져나오게 된다. 껍질을 벗겨야 할 경우 감자를 삶은 다음에 하자.
# 생강
이밖에도 ‘껍질째 먹어야 좋은 식품’으로는 생강을 빼놓을 수 없다. 이시하라 클리닉의 부원장인 이시하라 니이나 의사는 “생강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껍질 밑에는 ‘진게롤’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할 뿐 아니라 고지혈증과 당뇨병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볶음 요리에 생강을 넣을 때도 씻어서 껍질째 잘라 사용해볼 것. 그러면 생강의 유효성분을 남김없이 섭취할 수 있다.
# 귤
간혹 귤의 흰 부분을 떼고 먹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몸에 좋은 성분을 버리는 것과 같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처럼 생긴 하얀 부분에는 ‘비타민 P’라는 생소한 물질이 들어있는데, 이는 비타민 C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또 최근에는 모세혈관을 강화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효과로 비타민 P가 주목받고 있다.
# 두부
“두부는 치매와 골다공증, 동맥경화 등 여러 질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품의약국도 “두부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저렴하면서도 영양을 보충하는 데 이만한 식품이 없어 보인다. 다만 두부의 좋은 성분을 빠짐없이 먹으려면 조림이나 냄비요리가 더 바람직하다.
날씨가 추운 겨울 두부를 물에 푹 끓여서 먹는 가정이 많겠지만, 대부분은 국물을 마시지 않는다. 두부에는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는 비타민 B가 포함돼 있으며 이는 수용성이라 물에 녹기 쉽다. 그래서 국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냄비요리를 추천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