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 쫄쫄이 입고 네 발로 걷다 보면 하루하루가 즐거워요
[일요신문] 마치 개인 양 개 흉내를 내면서 사는 남자가 있다. 영국의 톰 피터스(33)는 누가 봐도 멀쩡한 남자다. 그런데 점박이 코스튬만 입으면 바로 개처럼 변한다. 네 발로 걸어다니는 것은 물론이요, 밥을 먹을 때도 밥그릇에 얼굴을 박은 채 먹는다.
달마시안 무늬를 본떠 만든 이 코스튬은 라텍스로 만든 쫄쫄이 의상으로, 이 의상을 입으면 피터스는 마치 진짜 달마시안이라도 된 듯 엉덩이를 흔들기도 한다. 이렇게 개로 살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사람으로 사는 게 더 힘들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런 그를 보고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지만 피터스 본인은 스스로 결코 미치지 않았다고 말한다. 개 흉내를 내다보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에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피터스는 “빡빡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즐거워진다”면서 “개로서 살면 일상의 단순함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가령 주인이 던져준 테니스공을 물어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칭찬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낮에는 극장에서 조명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그는 수입의 대부분을 개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데 지출하고 있다. 그는 “개가 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한결 여유로워진다. 그저 노느라 행복하다. 이는 보통의 어른들은 갖지 못하는 시간들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내셔널인콰이어러’.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