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확보’ ‘경영 승계 발판’ 일석이조?
정 부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 스타벅스를 접한 뒤 국내 유치에 성공시켰다. 식료품 전문점 ‘딘앤델루카’와 수제맥주전문점 ‘데블스도어’ 수제버거 전문점 ‘자니로켓’ 등 해외 유명 외식업체를 국내에 다수 들여왔다. 특히 스타벅스는 2016년 국내 커피전문점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매출 1조 2000억 원, 영업이익 약 1100억 원을 기록할 만큼 대성공을 거두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신세계푸드를 지목, 외식사업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정 부회장은 지금까지 해외 유명 식음료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오는 데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자사 식음료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로 진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특히 미국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신세계는 지난해 말 신세계푸드와 말레이시아 식품업체 마미더블데커의 합작법인 ‘신세계마미’를 설립해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면서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는 지난달 말 PK마켓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피코크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해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에 있는 식자재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실사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그룹 임원들에게 “유통업은 사양산업이므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 등이 확실히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미국 진출과 관련해 이미 현지 방문을 마쳤으며, 진출을 시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PK마켓’은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식품을 취급하는 그로서란트형(식자재·grocery와 음식점·restaurant의 합성어) 매장으로서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에 각각 입점해 있다. 또 PB브랜드 ‘피코크’는 출시 첫해인 2013년 매출 340억 원에서 지난해 1900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마트는 피코크의 올해 매출 목표를 30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PK마켓과 피코크가 성장세를 보이자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신세계가 유기농·신선식품 전문 식자재 모바일 쇼핑몰 ‘마켓컬리’를 인수할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고급화 전략을 앞세운 ‘마켓컬리’를 인수함으로써 급성장하고 있는 피코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신세계의 미국 진출 파트너로 ‘스타필드 하남’의 합작사인 터브먼사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터브먼사는 미국의 대형 쇼핑센터 개발업체로 미국에 20여 개 대형 쇼핑몰을 개발·운영 중이다. 터브먼 측은 터브먼 현지 매장에 PK마켓 입점을 제안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반면 신세계 측은 “‘구체적인 차원이 아니라 스터디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며 “기존에도 미국뿐 아니라 해외에 피코크를 수출하고 있었다”며 새삼스러운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의 미국 진출 모색이 정 부회장에게 경영 승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시리즈와 창고형 할인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 PB브랜드인 피코크와 노브랜드 등의 성공을 이끈 정 부회장이 미국 진출도 성공한다면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는 것.
정 부회장은 2016년 4월 여동생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과 남매 간 지분 맞교환을 통해 분리 경영을 시작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남매 경영체제를 유지 중이다. 정 총괄사장 역시 그동안 면세점·화장품 사업 등에서 두각을 보였다. 정 총괄사장은 또 최근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스타필드 창원점 논란 계속…소상공인들 “인허가 연기는 선거용” 반발 지난달 30일 경상남도 창원시의 ‘스타필드 창원의 인허가 결정을 6·13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한다’는 발표에 대해 신세계이마트와 창원시 소상공인들의 표정이 엇갈린다. 특히 소상공인 측은 “창원시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남 창원시가 스타필드 창원의 인허가 결정을 6·13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하자 신세계와 창원시 소상공인들의 표정이 엇갈린다. 사진은 경기도 하남시 미사대로 750에 위치한 ‘스타필드 하남’ 전경. 박정훈 기자 신세계가 지난해 말 경남 창원시에 스타필드 건립 계획을 공식 발표하면서 찬반 논란이 증폭됐다. 창원시와 신세계 간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전부터 끊이지 않던 개발계획 소식에 소상공인들이 반발하고 나섰으나 창원시와 신세계가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건립 계획이 공식 발표됐다는 이유에서다. 발표 당시 신세계 측은 “반대를 우려해 늦게 발표한 것은 아니다”라며 늑장 발표·사전교감 의혹 등을 부인하면서 “인허가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라 벌써 상생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원시의 인허가 결정 연기 발표에도 신세계 측은 담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께 스타필드로 개발하겠다는 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했기 때문에 우리도 준비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지자체 쪽에서 의견을 주는 것은 충분히 존중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창원시 소상공인들은 시가 인허가 결정을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한 것에 대해 ‘시의 책임회피’라고 질타한다. 상생방안 마련이나 사업 재검토 등의 논의 대신 지방선거 이후까지 시간을 끌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것이다. 승장권 창원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인허가 결정을 연기하겠다는 것은 시간을 끌겠다는 것일 뿐 사업 자체에 대해 다시 검토하거나 상생 방안 마련 등의 대책은 아니다”라며 “시가 연기하겠다고 해도 신세계가 인허가 신청을 하면 진행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승 회장은 또 “안상수 창원시장이 선거 때문에 결정을 연기한 것인데 이는 책임 회피적인 태도”라며 “소상공인들은 안 시장에 대해 낙선 운동까지 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