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나타운의 정문인 패루. | ||
거리 입구부터 심상치가 않다. 차이나타운 들머리에는 거대한 패루가 사찰의 일주문처럼 근엄하게 서있다. 패루는 차이나타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상징 같은 것이다. 이곳에는 3곳에 패루가 있는데 모두 중국 정부가 직접 제작해 기증한 것들이다. 중국 정부가 다른 나라에 패루를 무상 기증한 것은 이곳이 처음이라고 한다.
차이나타운의 건물들은 대부분 50년 이상 된 것들이다. 이 거리는 그래서 바깥과는 사뭇 다른 시간과 공간을 연출해냈다. 바깥의 시계에 비해 반쯤 느리게 가고,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맞춰서 느리게 산다. 견디지 못하여 아예 떠나갔거나.
▲ 중국인 상점. 중국에서 만든 인형, 옷, 차 등 다양한 용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
그들은 내렸던 음식점 간판을 다시 내걸고, 새로운 대형음식점도 여러 개 세웠다. 현재 20개가 넘는 중국전통음식점이 다양한 요리를 내걸고 성업중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일품이다. 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이제 옛말이 됐다.
차이나타운에는 먹거리만큼이나 볼거리도 많다. 화교들의 역사 그 자체를 간직한 거리인 만큼 발길 닿은 모든 곳에 의미가 깃들어 있다.
1934년에 세운 중산학교는 차이나타운 유일의 화교학교다. 학교는 차이나타운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중국풍이 물씬 풍기는 이 건물은 몇 번 보수를 거치긴 했지만 중국식 건물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다.
자장면을 최초로 만들어 판 곳도 이곳에 있다. 1905년 개업한 공화춘이란 음식점이 바로 자장면의 산실. 현재도 공화춘이란 이름을 이은 음식점이 있지만 실제로는 이름만 딴 집이다. 원조 공화춘은 제1패루 인근에 건물만 덩그라니 남아 있다.
상점에 진열된 중국전통옷인 치파오와 귀여운 중국식 인형들, 그리고 갖가지 향기로운 차를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하나쯤은 손에 들려 있게 마련이다.
▲ 옛 한국회관 옹벽에 그려진 삼국지 담장벽화. | ||
차이나타운 뒤로 자유공원이 있다.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는 곳으로 최근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이 추가됐다. 공원 아래쪽 만석동 방향에 홍예문이라는 무지개 다리가 있는데, 1908년 세워진 곳으로 요즘은 영화촬영지로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