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산뜻한 비누향을 내기 위해 아로마오일을 넣는다. 2.골고루 섞어 걸죽해진 비누액을 비닐틀에 부어 발효시킨다. 3.각종 원료를 넣은 혼합액에 첨가물을 넣고 잘 섞어 비누액을 완성시킨다. 다 완성된 기능성 천연비누들. 다양한 틀과 색소를 이용해 앙증맞은 웰빙비누가 탄 | ||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천연재료로만 만들어진 기능성 비누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인공재료를 섞지 않고 천연재료만을 사용한 천연 비누는 피부에 자극이 적고 피부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특히 인기가 높다. 사용된 재료에 따라 개개인의 피부 특성에 맞는 비누를 골라 쓸 수도 있다. 무공해에다가 친환경적이기도 해 향후 비누소비의 패턴은 천연비누로 향하는 것이 필연적이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기능성 비누는 기존의 화학제품에 비해 값이 몇 배에서 몇십 배까지 높다. 경제적으로 무리하지 않고 좋은 비누를 쓸 방법은 없을까.
좀 수고스럽지만 직접 만들어 쓰면 된다. 비누만들기는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고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내면 자신의 피부에 맞는 것을 만들어 쓸수도 있다. 비누 만들기 노하우를 나누는 단체들도 많이 있다.
일반인 대상의 교육용 공방을 마련하고 있는 천연비누만들기 동호회
(비누제작 www.makesoap.co.kr).
기자는 서울 성수동에 있는 이 동호회의 공방을 찾아가 천연비누제작 전문가 유순덕씨의 도움으로 천연비누 만들기에 도전했다. 만들기로 결정된 비누는 저온숙성 아토피 천연비누. 아토피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보습력이 좋아 부드러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 비누다.
비누 10장 분량, 730g짜리 아토피비누를 만드는 데 올리브오일을 기본으로 채택했다. 재료를 살펴보면, 올리브오일 180g, 코코넛오일 100g, 팜유 100g, 피마자오일 20g, 미강유 20g 등 5가지. 여기에다 증류수 162g에 녹인 가성소다 64g과 향과 피부보호 효과를 높이기 위해 포도씨오일 20g, 호호바오일 10g, 달맞이오일 20g, 윗점오일 20g, 케모마일드라이허브 10g, 라벤더에센셜오일 4g을 첨가물로 준비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준비된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를 증류수에 녹인 후 온도를 50℃까지 낮추는 일. 이 때 주의할 점은 가성소다가 물에 녹을 때 발생하는 연기를 흡입하지 않도록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녹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 스테인레스 용기에 담은 기본오일들을 마찬가지로 50℃까지 가열하며 녹인다. 오일이 다 녹으면 가성소다 수용액을 천천히 넣으면서 혼합액이 걸쭉해질 때까지 한 방향으로만 30분 이상 잘 저어 준다. 그런데 왜 꼭 한 방향으로만 저어야 하는 걸까.
“혼합액은 반드시 한쪽 방향으로 저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기포가 생겨 불량 비누가 나올 확률이 큽니다”
충분히 저은 혼합액에 첨가물을 넣을 차례. 각종 첨가물들은 모두 피부 보습과 아토피에 효과가 탁월한 천연재료들이다. 첨가물들을 넣은 후 잘 섞이도록 젓다가 마지막으로 향을 내기 위한 라벤더에센셜오일을 넣어 다시 한 번 섞어주면 비누액 완성이다. 비누액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양한 천연색소를 이용해 색깔을 내도 된다.
완성된 비누액은 틀에 부은 후 수건으로 감싸주어야 한다. 비누가 되려면 40℃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누액은 하루이틀 정도면 응고되지만 그렇다고 당장 비누로 사용할 수는 없다. 비누를 만드는 데는 고작 1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완성된 비누는 최소 4주∼6주 정도 저온숙성시킨 후에야 사용할 수 있다.
아토피비누는 숙성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녹여붓기를 이용해 만든 천연비누는 따로 숙성시킬 필요가 없다. 따라서 완성 후 하루 정도만 지나면 사용 가능하다. 단, 녹여붓기 비누는 미리 준비되어 있는 비누베이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베이스오일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저온숙성 비누에 비해 기능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한방원료나 에센셜오일, 보습오일 등 첨가물을 넣어 기능성 비누로 사용할 수는 있다.
녹여붓기를 이용해 천연비누를 만들려면 먼저 비누베이스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너무 두껍게 자르면 녹일 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조각내서 자르는 게 좋다는 유순덕씨의 설명이다.
자른 비누베이스를 중탕기에 넣어 완전히 녹인다. 이 때 온도는 75℃가 넘지 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누베이스가 완전히 녹으면 첨가물들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1kg의 비누를 만들려면 글리세린 2큰술, 비타민E 5∼10g, 에센셜오일 5∼10g 정도가 필요하다. 여기에다 황토, 숯, 한방가루, 쑥 등의 천연재료를 함께 넣을 수 있는데, 첨가물의 양은 비누의 용도나 목적에 따라 가감하게 된다.
완성된 비누액은 아토피비누를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비누틀에 부어 건조시킨다. 비누틀은 제과점에서 파는 초콜릿 주물을 사서 이용하면 좋다. 비누틀에 부은 비누액 표면에 알코올 스프레이를 가볍게 뿌려주면 비누거품이 제거되고 비누도 훨씬 투명해진다.
비누만들기를 배울 수 있는 동호회 단체는 전국에 있다. ‘비누제작’ 홈페이지에 가면 ‘비누 화장품 강좌안내’ 게시판에 서울을 비롯한 각 지방별 동호회의 강좌 일정과 장소가 매번 자세히 소개된다. 비용은 지역마다 다르다. 성수동 교육공방의 경우 저온숙성비누 10개 분량을 만드는 데 3만원의 재료비를 받는다.
▲문의 : 비누제작 02-466-4198
▲찾아가기 :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4번 출구 바로 옆 신성빌딩 2층